예전에는 여름만되면 납량특선이름으로 공포영화, 혹은 드라마들을 주로 해주고는 했었는데, 특선 영화도 있었고, 특집 미니시리즈 같은 영화들을 보여주던가 할때도 있었고..이를테면, 공포의 별장(Salems Lot), V(브이)같은 시리즈들.. 어떤 경우엔 정규 드라마가 특별히 납량특선 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히 소재를 호러로 하는..전설의 고향 납량특집(비교적 좀 쎈 스토리.) 등 같은.. 그런 기획들이 의외로 별로 볼것 없었던 시절에는 긴장감과 재미를 주기도 했었는데, 근래에는 시도때도 없이 여기저기 공포영화가 나오고 있어서 과거 같은 공포의 느낌도 덜하고, 흔해져서 긴장감도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몇 가지 이미지 작업을 구상해 보면서 납량특선 식으로 한번 생각해 보다가 하나 적당한 영화를 골라봤다.
81년에 만들어진 고영남 감독의 깊은밤 갑자기(영제로는 Suddenly In The Dark).

한국형 오컬트의 고전 클래식으로 오래된 영화이지만 최근의 '곡성'이나 '사바하'혹은 '파묘'같은 영화에 비해서도 이 당시 기준으로는 꽤나 잘 만들었고 지금 기준으로 봐도 뛰어난것같다. 여기엔 오컬트라는 한국형 무속적 분위기가 주는 공포와 기괴함에다가, 심리 스릴러 못지 않은 탁월한 심리 묘사가 녹아 있어서, 공포는 공포대로 심리 묘사는 그 나름대로 긴장을 느끼게 해주며 공포를 배가 되게 만든다.

등장인물은 세명으로 윤일봉씨와 작고한 김영애씨 그리고 이기선이라는 당시 신인 배우 이렇게 세명이 주 인물이나, 거의 이 영화에서의 핵심은 김영애씨의 탁월한 연기력이 모든것을 차지 한다고 봐도 무방할정도로,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중년의 여성이 느끼는 젊음에 대한 욕망과 시기와 질투, 그것이 강박감을 만들고 이것이 결국 파국으로 그녀를 내 몰며, 마지막에 완벽하게 멘탈이 무너지는 과정을 거의 빙의 된 듯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한 그녀의 빙의 된듯한 연기는 , 78년도의 영화 캐리(Carrie)에서의 그 피칠갑을 한 주인공 캐리(씨시 스페이섹, Sissy Spacek )를 능가 할 정도로 각인된다.
생각해 보니, 캡쳐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로 피칠갑을 한 장면이 이 영화속에도 있기는 있어서 지금 막 떠오르는데, 지금 이야기하는 이 마지막 장면은 아니다. 그 부분은 영화속에서 이기선씨가 했던 부분인데.. 물론 그 부분도 공포 스럽다. 생각 해 보면, 고영남 감독이 영화 캐리에서 뭔가 약간 모티브를 딴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한국 전통 공포 영화에서는 그 정도로 얼굴에 피칠갑이 있었던 영화는 없었던것 같기에 그런데. 이건 그냥 개인적 생각이다. 이 부분은 캡쳐과정에서도 조금 과한 느낌이 들어서 이미지를 올릴까 말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대략 이렇게 이야기 하고 보니 줄거리는 가볍게 설명 될 수 있을것 같다.
중년의 부부 나름 엘리트 부부이면서 곤충 채집 학자인 남편 유진(윤일봉), 아내 선희(김영애) 그리고 초등학생 딸, 이렇게 세 식구가 한적한 별장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날 남편이 집안일을 시키기 위해 식모 미옥(이기선)을 데려온다. 자 당연히 파릇파릇한 젊은 처녀가 들어오고 어느 순간 선희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두개의 축으로 흘러가면서 묘한 공포와 스릴을 만들어 내는데, 하나는 선희가 새로 들어온 처녀인 식모 미옥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이어지는 남편에 대한 의심과 곧이어 강박증으로 비화되어 가는 심리 스릴러적인 스토리.. 다른 하나는 이 과정속에서 미옥의 미스테리한 면과 관련되어 번져가는 오컬트적 공포가 그것이다.
첫번째 부분에서는 미옥의 관능적인면과 이에대한 부러움에서 조금씩 시작되고 있는 선희의 묘한감정 변화를 통해서 이어지게 되고, 곧 이어 미옥에 대한 미움,나아가서 남편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게 되고 종국에는 파국으로 향해간다. 두번째 부분은 이러한 흐름을 타는 과정에서 미옥에 대한 그 미움과 시기심이 자신의 망상이 아니라 미옥 그녀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면서 벌어지는 오컬트 적인 면이다.
미옥은 이 집에 오기전에 무속인의 딸이었으며 화재로 그녀의 엄마를 잃은 상태였다. 그녀는 어머니가 물려준 기괴한 '목각인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목각인형이 마치 신들린 듯한 모양새로 관객에게 어필되어지며 이는 복잡한 심경의 선희에게 작용하여 그녀가 미옥에게 가진 심리가 과연 단순한 시기심과 질투인지 아니면 무언가에 홀린것인지 분별 할 수 없게 만들며 관객 역시도 이 분위기에 빠져 들게 만들면서 이렇게 스릴러와 오컬트적인 호러가 맞물려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후반부에 미옥의 혼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딱히 이렇다할 공포적인 요소가 없슴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이어가게 만드는데 이는 역시나 김영애씨의 탁월한 연기와 백치미에 어딘지 묘한 의심스러운 구석을 보여주는 신인 배우 이기선씨의 연기도 한 몫을한다. 이 부분은 감독의 연출도 한몫 했을것이다.

여기서 이기선은 순박하면서도 철없는 미옥역을 맡으며
극중 선희의 질시의 대상이되는데,
백치미를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론 고의적인지 아닌지 모를 묘한 질투심을 유발시키는 듯한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을 다소 혼란 스럽게한다.
이후에는 귀신의 역할로 찬서리 내릴듯한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당시 신인임이었슴에도 생각해보면 잘 소화해 낸것같다.
그리고 파국으로 흘러가며 그녀의 멘탈이 무너짐과 동시에 이제는 대놓고 미옥의 혼령과, 그녀의 그 '목각인형'과 관련된 오컬트적 요소가 등장하며 마지막까지 관객을 몰아치는데, 이 부분은 실제 사건으로 볼 수 도 있고, 혹은 그녀의 무너진 멘탈. .즉 , 죄책감으로 부터 작용된 그녀 스스로의 자아 붕괴의 형태로도 해석해 볼 수 있을것이다. 좌우간 이 부분은 전반부의 다소 느슨한 분위기를 만회하기라도 하는듯 몰아친다.
그리고 막장이 되어버린 집안에 들이닥친 남편은 마지막 장면에서 충격을 받고 만다.

바로 이 마지막 장면이 지금까지 흘러왔던 비교적 공포스러운 씬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피칠갑을 한 미옥(이기선)의 모습도 포함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 포함하여 다른 모든 장면을 능가할 정도의 어쩌면 한국 공포영화에서 몇 안되는 명 장면이랄 "한 컷"이 바로 마지막 씬에서 나온다. 오래전에 봤을때는 마지막 장면의 공포 보다는 클라이막스로 달려가면서 나왔던 장면 장면들이 임팩트 있게 다가 왔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보니까 역시 마지막 장면의 느낌이 가장 탁월한 공포였던것같다.
장면 자체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이 장면은, 펼침글로 올린다.
사실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으나 혹여라도 이런 이미지를 무서워 하는 사람들은 감안하고 클릭을 (하단의 더보기 클릭)
마지막 장면의 난장판이 되어버린 집안 한 구석에 앉아있는 자신의 아내 선희의 모습..
실제로 이런일이 하룻 밤 사이에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황당할 테다.

소위 작두 타도 될 단계에 도달..

이 장면 이전에 이기선의 공포스러운 장면들도 (분장을 동반한)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장면만 놓고 볼때는 그리 무서운장면은 아니나, 실제 영화를 보면 이 보다 더 싸늘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돌아가신 김영애님의 탁월한 연기를 보면서,역시 배우는 사라져도 영화속에서 계속 살아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 종전 처럼 몇 장면들을 캡쳐해서 올려볼 생각인데, 이 부분은 캡쳐 방에다. 이후 따로.. 지금은 여기까지.
https://rosehill.tistory.com/732
[캡쳐].『깊은밤 갑자기 , Suddenly In The Dark, 1981』
영화 관련 이야기는 이미 앞전에서 했었고https://rosehill.tistory.com/731 『깊은밤 갑자기 , Suddenly In The Dark, 1981』예전에는 여름만되면 납량특선이름으로 공포영화, 혹은 드라마들을 주로 해주고는
rosehill.tistory.com
* 영화는 현재는 "웨이브(Wavve)"에서 감상 가능.
* 이미지들은, 순수 캡쳐에 약간의 개인 편집들어감..
* 영화 씬 중에서 문을 박살내며 들어오는 칼날 씬은 스티븐 킹의 영화 "샤이닝"을 떠오르게도 한다.
* 언급했듯, 영화속에서 피범벅이 된 이기선의 모습은 다분히 영화 "캐리"를 떠올르게 한다.
* 고영남 감독은 대표적 다작 감독으로 유명한데, 80년대에 영화 "소나기"가 본 기억이 있고 나머지는 주로 70년대 반공영화들 (이 당시 의무적으로 만들던 시기)이다. 이중에서 몇편 정도는 본 기억이 나는듯하고...
* 소나기 말 나온김에,의외로 mbc 베스트 셀러 극장에서 했던 TV판 소나기가 의외로 수작이다. (신병하씨의 영화음악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