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Blahblah

당신은 진정 당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것이 확실한가...?

rosehill 2008. 7. 13. 03:20

어떤 학생이 있었다. 그 학교는 머리를 스포츠(일명 군발이 머리)를 하게 하는 학교였고,
당시엔 당연히 학생의 머리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하던 시대다...
학생 A는 그런 시스템이 부적절하다 여겼고,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였다.
머리를 길르고, 선생님과 싸우고,불량학생으로 낙인찍히고, 집에서 부모와도 싸우고..
A는 머릿속으로 누차 다짐한다. 내가 어른이 되면, 이런 머리기르는것 정도는 허용하겠노라고
이런것 가지고 학생들을 억압하지는 않을거라고.... A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억압이 세면
셀수록 점점더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 절대로 머리가지고 학생들 억압하지 않을거라고..


세월이 흘러 A는 중년의 어른이 되었다.
물론, 그시절 그 맹세는 여전히 기억하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에게 불만이 많다... 수십년 후의 학생들의 모습은,
장발머리는 당연시되고, 머리에 염색을, 몸에는 피어싱을 하고 다니는것이 아닌가...
A는 고민한다... 속으로 수도없이 되뇌이게 된다...
내가 머리긴것까지는 봐주지만... 대체 몸에 왜 피어싱을 하는것이냐..? 그리고 학생 머리색깔이
대체 그게 뭐냐???""이건 도저히 이해 못한다..."

A는 자신의 자녀가 귀를 뚫고 귀걸이를 한것을보고 다그치고 억압하기 시작한다.
"나 때만해도 이정도는 아니었어..." 라면서 말이다...
결국 A는 수십년전 그렇게도 싫어했던 억압의 주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질문 :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그전에 우선 이 A는 자신이 오래전 맹세한 "머리기르는것에 대한 허용"을 지키고 있는가?
그렇다 그는 분명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수십년 후의 모습은 이미 자신이 살던 시대와는 분명 달라져 있을거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은것이다.
자신은 살아오면서 항상 남들과는 다른 열린사람이고, 자신만큼은 젊은이들을
아량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과연 그럴까....?

그는 과연 현 상황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으며,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고 있는것이
확실한가? 어쩌면그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전에 그렇게 자신을 억압했던, 부모, 선생님,
사회적 시스템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것은 아닐까...?

억압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역설적이게 억압을 당하는 당사자는 되려 억압의 후폭풍에
휘말리게 되어버린다. A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오직 "장발 허용"에만 집중하고 그것에만
사로잡혀 버리게 되는것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꽤나 길고도 긴 억압의 역사를 걸어왔다....
일제지배기->불완전한 친일청산 및 정권승계->남북분단과 6.25->유신독재->신군부독재->그리고
87년민주화->야,대선패배->이렇게 오랜 기간 억압의 세월속에서 우리는 그 억압의 후폭풍에 휘말려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자칭 보수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제재와 억압을 가한다.....
억압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한자들이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그 억압의 폭풍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것이다. 그들이 그런 폭풍으로 벗어나기엔 우리나라의 억압의 역사는 안타깝지만,
너무나 길었다...

 조갑제씨나, 이문열씨 및 조중동 등... 자칭 보수라고 칭하며 민심과 동떨어진 행동과 발언을 해대는
집단들을 보면,나는 아직도 자신은 많은 것을 이해하고 포용한다고 믿으면서
웃는얼굴로 아이들에게 "이것이 바로 정의!!"라고 한손엔 회초리를 들고서서 웃고있는 A가 생각난다....


언젠가 다음 아고라(아고라였는지 기억이 확실친않은데..)에 올라온 글중에서 얼핏 기억나는 글이있었다..
자칭 전대협 출신이라는 이제는 40대가 된 어떤분이 쓴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촛불 시위를 보면서, 우리때는 그저 독재청산 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을 했고
그것이 해결되고나서 국가가 우리를 그저 가만놔두면 평온한거고, 잘되는거라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친구들(촛불시위자들 처음 시작했던 청소년들..)
은 그것은 기본이고 못하면 당장 행동에 옮기는 것을 보고,그 동안 많은걸 못보고 있지않았나"

이런 그분의 말은, 바로 이제서야 자신을 감싸고 있던 진짜 적(후폭풍)을 발견하게 된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생각과 사회변화 속에서 많은것을 배우고 학습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시켜
나아가게 된다. 그러한 가치관이 성립되어가는데에 있어서 어떠한 억압도 작용해서는 안되고,
순수하게 가치관이 정립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그러한 가치관이 성립이 되어야 할 올바른 토양이 되질 못했다.
이제겨우 독재벗어나고, 민주화정부 채 20년도 되지 않은 상황인것이다.
(후폭풍에 휩싸인 그들에겐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수도..)
어쩌면 현 광우병문제로 시작된 촛불시위는 바로 그런 독재티를 벗어나고, 이제껏 우리를 감싸왔던 억압들을
죄다 비워버리는...그런 하얀 도화지 같은 나라를 만들어 그속에서 내 아들,딸,조카,동생들이 자유로운 가치관을
성립시키게 하기위한, 우리안의 "변형 억압 프리온 단백질"제거 치유의식이자,
한판의 귀신쫒기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것은 아닐까......


훠어이~~ 물러가라.. 잡귀신아... 독재귀신 물러가고.. 이념귀신 물러가고~~
훠어이~~ 질기고 질긴 억압귀신아 물러가라...~
이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