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Movie

Network (네트워크,1976)

rosehill 2010. 4. 22. 01:21

Network (Sydney Lumet 감독,1976 년작)


 
자본이 미디어를 잠식했을때..

영화 Wag The Dog(1997,Barry Levinson)이 미디어와 정치가 만났을때의 이야기라면,
영화 Network는 미디어가 자본에 잠식이
되었을경우의 이야기다..

UBS TV 뉴스앵커 하워드 빌(Howard Beale,피터 핀치)은, 왕년의 인기 뉴스 앵커..
해고를 앞두고 그는 생방송 중 막말을 하게되고, 이것이 시청률 상승 효과를 가져오자
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하나의 "선지자"처럼 그를 포장하여 그의 쇼를 만들어 판매한다....


( 해고를 앞두고 막말 발언으로 시청률을 높인 빌..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다.
회사는 그런 그를 이용해 쇼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아내의 죽음과 우울증, 그리고 알콜 중독까지 이미 제 정신이 아닌 빌은,

어느날, 신으로부터의 계시를 듣게되고,(이 계시는 나중에 또 다른 신의 계시로 대치가 되어버리지만...)
이로인해,빌은 어린양(시청자,대중)을 이끄는 목자로서의 일종의 큰 사명의식을 느끼며
점차 자신이 실제 사도라는 현실과 망상을 구분못하는 상태로,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만 간다.



그의 동료 맥스(윌리엄 홀덴)는 그를 만류하지만, 이미 그는 제 정신이 아니고,

시청률에 눈이 먼 방송사역시 그를 계속 이용하려 든다...




통렬한 비판,하물며 자신이 몸담고있는 회사에 관련한 비판마저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도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그들의 욕구를 대신 풀어준다는 데에서, 누구도 그를 제지하지않는다...
대주주마저도..
시청자들을 대신해서 대리만족을 유도하는 가짜 선지자 빌은 곧,
그들에겐 크나큰 아군인셈이다.





그런, 빌이 그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을 건드리고 마는데...
그로인해, 이제껏 거의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던, 실질적인 방송사를 움직이던 대주주의 호출을 받게되고
거기서 빌은 또 다른 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가 알던 신과는 다른..


[ 이 장면에서 호령하는 대주주(회장?)는 곧 신과 동일시 되는데, 그것은 영화초반 빌이 비몽사몽간에
신에게  계시를  받았을때 외쳤던 질문 과 답.. "Why Me?" ,"왜냐면 넌 TV에 나오잖아 멍청아"가
바로 이 장면에서도 똑같이 오고가기때문이다.
여기서 호령하고 있는 대주주는 곧 신을 암시 하는것을 알수있다. ]

결국 이 장면은 현실 세계를 실제 지배하고 있는 또 다른 네트웍, 그리고 그곳(네트워크)에서 존재하는 또 다른 신
그들 세계의 법칙(그
들에겐 자연의 법칙인...)을 어겼을 경우에 대한 일종의 경고처럼 보여진다. 
그래서, 처음에 빌에게 내려졌던
계시는 이 장면을 통해, 새로운 신으로부터의 다른 계시로서 대치가 되어지며,
그래서
이 장면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섬찟한 장면이면서, 오늘날의 시점으로 봤을때에도 꽤나 날카로운 통찰력을
느끼게한다..


  



결국, 또다른 신의 계시를 수긍하지 못하고,맥이 빠진 빌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설교할 힘을 잃어버리고,
냉소만 쏟아낸다. 결국 그의 프로는 시청률이 저조해지며,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게되자,
빌은 비극적 최후를 맞게된다.


- 이 영화에서의 미디어는 자본에 잠식당해 미디어로서의 기능보다는 시청률과, 이익증대라는 측면으로서의 기능으로
변질되어 가는 모습
을 날카 롭게 보여준다. 극중 다이아나( 페이 더너웨이)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반정부단체의 테러
장면 마저도, 구매를 하기위해 그들과 거래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것은 영화 초반에, 사장 하켓(로버트 듀발)
발언 "위신? 우린 창녀나 마찬가지야 기왕 파는거 많이 팔아야지" 과도 일맥상통한다... - 
 



* 광기어린 빌 역할을 맡았던 피터 핀치(Peter Pinch)는 공교롭게도 1977년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이 영화는 그의
최고의 명작이자 유작이 되어버린다.
(그해 아카데미 및  BAFTA(영국아카데미),Golden Globe에서 남우 주연상 수상)

* 마지막 장면에 무명시절의 팀 로빈슨(Tim Robinson)의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