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Movie

[Knowing(노잉)] 보다 설득력 있었던 휴거의 SF버전

rosehill 2009. 6. 4. 14:36


(스포 있슴)

종말을 다룬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실낱같은 가능성을 남겨두곤 한다.
때묻지 않은 순수나, 도덕,종교적 믿음.. 그러한 것들의 존재 유무에 따라
종말에 희생되느냐 아니면 사느냐(종교적의미에선 구원이라고 할수있겠다)의,
일종의 티켓을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지금 부터라도 당신이 원한다면 
그 티켓을 쥘 수 있다는 일종의 그런 희망을 쥐어준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었던 종교 소설중에 휴거 라고 있었다.
종교 소설이지만, 참 공포스럽게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이것때문에, 어릴때 기독교,카톨릭쪽 아이들한테 물어도 보고 했던 기억이 나곤한다.
(너네 진짜 이런게 있냐?라고..)


어느날 갑자기 독실한 신앙인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남은 자들은 묵시록에 예언된 비극을 맞게 되는 이런 식의 이야기....
주인공은 자신의 믿음이 부족했었슴에, 고통스러운 일들을 당하고,
나중에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잘 나지않지만 이런식이었던것 같다.


어릴때는 이책을 읽으면서 종교가 평온하다기 보다 사실 무섭다는 생각이 많이 들곤했었다.
안믿으면 저렇게 되나? 하는..


93년도였던가, 한때 이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국적으로 떠들썩 했었던,
작지 않은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도 기억한다.
소설을 읽어봤던 나로서는 나름, 흥미를 가지고 그때 그 해프닝을 바라봤던 기억도 나고...


아무튼, 영화 노잉은 바로 이 휴거 이야기의 SF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른것이 있다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이 아닌
우주를 지배하는 어떤 절대적인 신에 대한 이야기...

Knowing


그 예로서, 여기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단순히 우리가 알고있는 다른별에 사는 외계인일 뿐만 아니라, 지구의 미래를
내다보고, 읽을 줄 아는 외계인들이다.. 이것은 기존의 ET나, 우주전쟁 같은데 나온
외계인들과는 분명 다른 외계인이다.
전체적인 우주의 질서를 총괄하는 신이있고, 그 신의 일종의 종과 같은,종교적입장에서는
천사(영화 마지막 그들이 하늘로 올라갈때 그들의 등에 너풀거리는 빛은 마치 천사의 날개
처럼 보인다....)와 같은 존재들로 보여진다.

다른시각으로 볼수도 있지만,이를테면
그저 외계인들이 일종의 생태계 파괴 방지 차원에서 지구인들을 구원한다.. 라고..
그러나, 지구인에게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미리 보낸것을보면,
그저 단순히 옆동네 외계인이라고 보기는 좀 어색하다.....
생태계 파괴 방지 차원이었다면, 미리미리 지구인들을 빼돌렸을것이기 때문이고
저러한 경고 메시지는 보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과 관련하여서도, 휴거에서는 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와 관련되었지만, 여기서는 그것보다는 생명존중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것 같다.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가 인간은 그저 복합적인 원자들의 결합체인 즉 유기체 정도로
본다는것과,(자신의 아내의 죽음뒤에 이런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게됨)
또,나열된 숫자들이 바로 인간 자신들이 같은 종족인 인간을 말살하는
여러 사건들의 징표임을 나타내는것을 봐서는....

여기서의 신의 징벌은 바로 이런 생명존중 사상이 희박해진 현대인들에게 내리는
징벌이고(자연재해던, 종교적으로 신의 재앙이던간에),
그것으로 부터 모두는 자유롭지 못하다는것을 암시한다.
단지, 어린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영화는 파괴의 그날 바로 구원받을자들을 데려가는것과,
메시지를 받지 못한 사람은 같이 갈 수가 없다는 말과 같은것은 다분히
기독교 적이며, 이것은 노아의 이야기와 닮았고,또 휴거와 많이 닮았다.


그러나, 휴거보다는 보다 설득력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일어나는 재앙이 그리 비현실 적인 것이 아닌데다가,
(지구의 자전축이 조금만 비뚤어져도 온갖재앙이 닥친다고 하지 않던가)
외계인의 존재도, 신적인 의미를 부여하긴 했지만, 엄연히 있다고 느껴지므로..
(뭐, 아니라면 말고.. ㅋ)


이런 종말을 다룬 이야기들은, 현대 인간들에게 경각심,내지 계몽,등을 일으킬 수 있는
순작용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고, 그래서 이런 영화들이 비극적이지만,
한편으론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효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물론 잠시 동안이겠지만.. )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점에서 보면,
보이저호가 먼 우주에서 지구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 있다,
거기에 지구는 단지 하나의 창백하고도 푸른 점으로만 보이는데,사실 잘 티도 안난다..
워낙 먼거리라...
그 안에, 나폴레옹이, 피라미드가, 히틀러가,1,2차 대전등등이 죄다 들어있었다는것이
참 놀랍기만하다..


그 작은 점박이 안에서 오늘도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러한 영화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오늘도 우리는 거침없이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는중은 아닌지 묻고 싶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보이저호에서 촬영된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