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웨이브(wavve)에서 다큐를 보려다가 대개는 ebs쪽을 먼저 보게 되는데, 이날은 특이하게 sbs스페셜을 선택해봤다. 열자 마자 바로 김민기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이 전에도 sbs스페셜을 몇번 본적있고 아마 이때도 이 다큐가 있다는것을 알기는 알았을테다, 그러나 이날은 갑작스레 눈에 더 확 들어 온것이다. 그것은 이날 컴퓨터를 들여다 보면서 오후쯤엔가 김민기님의 별세 소식을 접했는데 그것의 영향도 있었을테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다소 미흡할 정도로 어떤 끌림이 있었던것같다.
sbs스페셜에서 지난 4월에 3부작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놓은것으로 보이는데.이때가 학전 소극장이 폐관되고 그 이후에 방송이 된 듯하다. (만들어지긴 그 전에 만들어졌을것이고..) 우리 음악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분인데 이번 기회에 다큐를 통해서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것같다. 마침 컴퓨터 관련한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을때 컴퓨터로 부터 잠시 이탈해 버리고, 내 조촐한 프로젝터(Projector)를 작동시키며 다큐를 플레이 해본다.
아침이슬의 작곡가를 넘어서 그가 이끌었던 학전 소극장..과 그 학전 소극장의 많은 예술가들과 당시 젊고 어린 지망생들.. 그런 수 많은 그들의 사람들 즉 그가 "앞것"들이라고 불렀던 제자들과 많은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모습을 대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같다.
이 3부작을 보면서 느낀점은, 다른건 몰라도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이는 하나의 틀에 갇힌다는것은 역시나 어울리지 않는것이고, 또한 시대적 상황이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을 틀에 가두고 있었는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 역시 이와 비슷한 시절을 또 다시 잠시 재탕을 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지난 시절 그라데이션이 풍부하지 못했던 ( 물론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고 보지만..) 시절이 그것이다..
경기고등학교졸에 서울대면 보통 엘리트 코스라 인식되는 케이스중 하나다.. (지금도 다소 그렇지만 이 당시엔 정설같은 기준이다.. 사실 이런 분류도 조만간 사라져야 할 대표적인 것중 하나다..) 어쨌건 이런 좋은 조건에서 저러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식자로서 존경받을 만한 삶이다. 거기다 끝까지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왔다. 이것은 상당히 어렵고도 고독한 길이 었을 수 도 있다. 당시 비슷한 케이스들이 현 싯점에서 대개는 부와 명예를 쫓는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또한, 그의 자유로운 행보는 특정한 틀에 꿰어 맞출수 있는것이 아니었던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그러한 삶을 걷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은 그를 "동색(同色)"으로 몰며 자유로운 날개를 꺾었다. 모르긴 해도 금지곡으로 지정한것 이외에, 다른 여러가지 집요한 괴롭힘이 있었을것이라 본다. 어쩌면 그가 더이상 노래를 하지 않으려 했던것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것이다. 어찌되었건 그의 아침이슬이란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곡은 (그의 다른 곡들처럼) 보란듯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리우며 , 그가 추구하려던 일관성있는 행보..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이것은 곧 미래일 것이다.)와 그러면서 동시에 옛것에 대한 추억도 간직하며 가려하는 행보... 그 어떤 중심추적 역할..
또한 그의 목소리와 글들은, 그것과 궤를 같이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울림을주고 공감을 준다는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가 그 틀에서 노래를 한것이 아니라 그 노래가 그 틀을 초월해 있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를 긍정적으로 보며 찬미하는 이들 역시도 그 측면을 이야기하며 어쩜 무의식적으로 또 다른 틀에 가두고 있는것은 아닐지 마저도 생각해 봐야할지 모른다. 그것은 자유로운 영혼이 추구하는 하나의 절대적인 영속성을 가두는 것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학전이라는 하나의 간판(상징)은 하나의 시대를 마감하듯 사라졌지만, 매번 그렇듯 동일한 흐름은 다소 다른 형태로서 그러나 같은 궤를 타며 등장하게 될것이다. 저 빈 공간엔 또 다른 학전 이라는 이름이 다른 곳에서 다른 이름으로서 등장하게 될것이다.
진정한 자유인,아름다운 사람, 영원한 "뒷것" 김민기님의 명복을 빌며 ..
이분이 떠난 이후에 더욱 메마르고 쓸쓸한 느낌이 웬지 더 울림을 주는듯하다.
김민기 - 봉우리
(출처 : youtube 김민기 topic)
* 유튜브에서 잠시 옛날 방송보다가 양희은씨 인터뷰를 보니, 이 곡은 84 LA올림픽 당시(옛날 한국일보 기사에선 88올림픽이라고 하는데,84올림픽이 맞을듯하다.) 메달을 따지 못하고 꽃수레..(곧 카 퍼레이드를 말할것이다...나도 아주 어릴때 기억나지만 화려했었다..) 그런 카 퍼레이드를 받지 못하고 그냥 고향으로 내려간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썼던 노래라고 한다 출처(4분44초):. 1등만을 중시하는 세상속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라는 입장에서 보면 역시 이 노래가 주는 울림 역시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진하게 울리고 있슴을 느끼게 된다.
* 앞서 우연찮게 다큐를 발견했다고 하였지만, 사실 이 선택에는 앞선 장에서의 "패 흔들기"와 연관성이 있었다 뜻하지 않게 좋은 다큐를 보게 만든 계기가 된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