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 영화 끄적임

카프라의 영화.. 현재의 시국과 관련하여

rosehill 2025. 1. 4. 17:30

현재의 어수선한 시국과 관련하여 다소 힐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참고할 만한 영화.
역시 카프라 영화가 제격인듯하다. 몇개 골라봤다. 사실 카프라의 영화들 모두가 즐겁고 재밌다 현실에 비하면 다소 동화같은 면이 있기때문에 아쉽긴하지만 영화를 보는동안은 우리는 즐거운 힐링을 체험하게 된다.

채플린이 모던 타임즈나 위대한 독재자를 만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때, 프랭크 카프라는 동화같은 정치 영화를 통해서 경제공황과 2차 대전을 앞둔 어수선한 이 시기의 소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시국과 관련하여 약간 허탈할것같은 사람들에게 다소 동화같지만 그래도 흐뭇하고 즐겁게 볼만한 따뜻하고 코믹한 그의 영화 몇편을 뽑아본다.  

스미스씨 워싱턴 가다. (Mr. Smith Goes to Washington,1939)


워낙 유명한 카프라의 대표작으로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필리버스터의 장면을 접하게 된다. 

어느날 상원의원이 급작스레 사망을 하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 주지사는 하나의 인물을 선정해야 하나 이 인물을 자기들이 마음대로 선정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이미 정치판을 부여잡고 있는 실세에 의해 좌지우지 당하고 있었던 상황.. 그래서 그들은 어수룩한 정치인을 하나 형식적으로 선정하고 워싱턴으로 급파하기로 하는데.. 그는 그 지역의 소년 단원의 리더(말하자면 보이스카웃 단장같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최고인 인기짱..  미스터 스미스씨가 선택된다. 짓궂은 주지사는 될대로 되라며 자기 아들들이 강추한 이 인물을 선택하여 워싱턴으로 보낸다.

화려하게 워싱턴에 입성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의 스미스씨는 온갖 조롱과 무시함을 당하며 웃지못할 여러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를 뒤늦게 깨달은 스미스씨는 자신만의 우직함으로 이 난관을 돌파 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동화같은 감동으로 귀결된다. 


동화같지만 이 영화를 통해 30년대에 여러가지 정치 사회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데, 기자들의 정치권에 대한 냉소적 태도라든가, 부패한 언론.. 당시의 권력과 경제 잇권집단의 유착관계, 이들의 언론공세와 이에 대항하는 아이들이 만드는 풀뿌리 언론등이 축소판처럼 묘사된다. 또한 조연으로 나온 상원의원 조 페인(Joe Pain, 한때는 재야인사였던 것으로 추정되는..)의 이젠 여우가 되어버린 모습등등..이외에도 여러가지 면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실적 부분들이 이미 투영되어있다. (이게 1930년대 영화니 거의 100년전 영화...)

그러나 영화 자체는 재기발랄하면서도 재미있고 코믹하다. 이게 카프라 영화의 강력한 강점이 아닐까 싶다.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bXoF7w6IWAc

 

* 누구씨 어디로 가다의 시리즈는 이것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 게리쿠퍼 주연의 "디즈씨 도시로 가다."(1936), 게리쿠퍼의 다소 진지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재미면에서는 스미스씨보다 코믹함은 다소 떨어지나,후반부 재판씬이나 그의 정체를 캐려는 여주인공과의 숨바꼭질 부분등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영화는 물질주의에 대한 조롱이 담겨있는 영화다.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것도 좋을것같다. 


우리들의 낙원(You Can't Take It with You (1938))


보통 재벌과 평민의 러브스토리 같은 류의 영화 인데 이것만으로도 난관인데 남자(제임스 스튜어트)쪽에서는 부동산 관련하여 특정구역을 매입해야 하는 입장과 하필이면 여자(진 아서)쪽은 해당 구역의 매매를 하려 하지 않는 입장의 대립이 맞물리게 된다. 거기에 더해서 살아가는 방식면에서도 다소 독특한 면을 가진 별난 가족이라는 설정마저 들어가 있다. 이러한것들이 맞물리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좌충우돌의 여러가지 상황을 겪으며 스크루볼 코미디 특유의 흥미진진함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심각하고 비극적 스토리 일 수 있는 이야기가 재기발랄하고 흥미롭게 펼쳐지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인상적이었던것은 이들, 즉 주인공(제임스 스튜어트,James Stewart)의 연인쪽 가족들은 (그러니까 예비 사돈댁..)지금봐도 개방적이고 오픈된 삶을 사는 하나의 독특한 롤모델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각자가 자신의 일과 이후의 여가를 자신들의 방식과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하면서 즐기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것이다. 경제 공황이후에 물신주의 풍조 속에서 적당히 먹을 만큼만 먹고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어하고 싶어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등은, 지금 봐도 부러울 정도이다. 그렇기때문에 어떤면에선 동화같다고 여겨지는 것..  사실은 원래 이렇게 살아야 하는것이 맞는데 말이다. 

그런면에서 동화같은 마무리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다소 허탈함 도 건네준다. 거의 100년전 영화이니 말이다... 

유튜브에 공식 예고편이 있으나, 너무 간략한듯하여 영화속 한 클립으로 대신한다. 
이 부분에서 보여지는 이들 가족의 독특한 삶의 형태는 일에 얽매여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교를 하면 다소 동화같은 모습이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kYhZaunZ92M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1946)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법한 영화들이 몇 편 있는데, 개중 단연 꼽으라면 순위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고전 영화중 하나..어떤 영화인지 막 기억나지는 않지만 영화에서 TV속 뭔지모를 고전영화에서 어떤 주인공이 정신나간 사람처럼 길거리 사람들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이 영화..

정직한 은행가의 아들인 조지 베일리(제임스 스튜어트,James Stewart)라는 한 모범적인 청년의 일생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흐뭇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주인공 조지 베일리는 자신의 미래를 펼치고자 세상밖으로 나아가려 하나 공교롭게도 여러가지 문제들 대개는 다른이들의 문제들로 인해 번번히 좌절되며 그의 발목을 붙잡고만다. 그렇게 인생을 살았던 이제 중장년이 된 베일리씨는 어느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서, 여태 살아온 일생을 되돌아 보며 선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며 부정해 버린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환타지적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가 애초부터 존재 하지 않았던 역사가 그의 앞에 펼쳐지게 되는데. 과연 그가 존재 하지 않았던 작은 우주(그가 사는 지역과 공동체)의 모습이 그가지금 좌절감을 느낄 만큼 부질 없었던 것이었을까..

역시나 제임스 스튜어트는 조지 스미스씨만큼 어수록하면서도 정직하고 바보같은 선량한 동화속 주인공처럼 찾아와 우리를 잠시나마 감동시키며 힐링을 선사한다. 

공식 예고 https://www.youtube.com/watch?v=iLR3gZrU2Xo

 
* 멋진 인생은 칼라 버전으로 새롭게 리마스터링한 버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