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은 체포 되었으나, 기분은 찝찝하다.
그와 그의 변호인단을 통해 나온 여러가지 담화문은 온통 법치와 관련된 이야기 뿐이다.
사실 이 부분은 2차 담화문때에서 시작해서 전혀 달라진게 없는것같다.
결국. '계엄령'이라는 하나의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마라 식으로 넘어가면서 이후 ,탄핵,내란,체포정국 들어서는 법치를 운운하며 무죄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은 전혀 바뀐게 없는것같다. 법적으로 어떤것들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끼워맞추면 잘못이 잘못아닌것이되는지는 일반 국민입장에서는 그 디테일한 기술을 알 길이 없다.
이 문제는 아마도 계속 되어지며 또 많은 논란등을 불러일으키며 승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천박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게 될것같다. 이게 참 불쾌하면서 찝찝한것이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그 법치에 대해 왈가 왈부 할 수준은 되지 못하나 그러나 그 법치와 관련하여서 마침 근래 읽고 있는 '동양철학산책 (Knoupress출판사)'의 순자의 이야기가 있어서 이 부분을 잠시 인용하는것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125page에 나오는얘기다. 전반부는 순자의 법치에 대한 시각을 작가가 서술한 부분이고, 후자는 순자의 "강국"편에 나왔던 인용 부분이다.
참고로 순자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다"라는 성악설을 주장했던 철학자이다.
그런 순자가 법치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 금번 담화문과 성명을 통해 그렇게 자주 언급된 이들이 이야기하는 그 "법치"에 그리고 거기에 엮여서 생겨난 많은 논쟁중에서.. 과연 "계엄령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었던 다수 보통의 국민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 이처럼 순자는 '예'와 '분별'의 강조로 사회의 위계 질서를 형성하고, 이에 '통치자의 덕성 함양'과 '모든 계층의 상호 조력'이라는 두 제한 조건들을 부가하여 이상적인 사회상을 그렸다. ...(중략)... 물론 , '법'을 강조하여 그 부작용들을 해소 할 수도 있다. 엄정한 법 집행과 처벌로 사회 질서의 위험요소를 통제하고 방지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순자는 법도의 실용적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법가 사상가 처럼 법을 완전한 사회 운영원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법도는 인간적 예의에 기반했을때에만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인간의 도덕적 기반없이 법을 제정,운영하는것은 사회에 무리를 안긴다. 법을 최우선에 내세우면 사회에서 인간성이 가려지고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소수에 힘이 집중되는 사태가 발생되기 때문이다.또 법치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힘'을 기준으로 사회를 운영하기에 그 기준에 인간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적게 반영되고, 나아가 수직적 사회구조하에서 폭력적으로 변모할 부작용이 있다."
".... 나라의 금령은 난폭하고 빈틈이 없고, 복종치 않는 자에 대한 처벌은 철저하며 형벌은 무겁고도 놓아주는 일이 없고, 그들이 처벌하고 죽이는 일은 사납고도 틀림이 없으며,이런 통제가 갑자기 닥치는것은 벼락이 치고 넘어지는 담에 깔리는 듯 하다. 그렇게 되면 백성들은 협박을 당하는 동안은 두려워 하지만, 조금 늦춰지기만하면 왕을 업신여기게 되며 구속당하는 동안은 [정권쪽으로]모여들지만,여유만 생기면 흩어진다. 적절히 알맞은 방법을 쓰면 권위를 빼앗기게 되므로,권세로써 협박을 하고,처벌과 사형으로 백성을 분발 시키는것 외에 백성들을 다스릴 길이 없게 된다...."『순자,(강국)』
계엄령 발동 순간, 군인 아들을 둔것으로 보이는 한 아버지는 자칫 계엄군이 될뻔한 아들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어 사태의 심각성을 주지시키며 울먹였다. 명령에 복종이냐 불복이냐로 고통을 겪었던 군인들이 있었고 일부는 이것으로 불명예 제대를 할 지도 모른다.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던 아이들과 보통의 국민들.. 한 나라를 운영한다고 하는 사람이 오직 법치외에는 이런 모습들이나 향후 국민들에게 미칠 파장 등은 전혀 보이지 않는것같다. 다른건 몰라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국민에 대한 인식은 이것 자체 만으로도 이미 유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