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spain,8.25)
오늘아침은 시작부터 비가 내린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제법 쌀쌀해서 가져간 판쵸우의를 걸치고 올라간다.
첫 시작 부터 산길을 올라간다. 비도 약간씩 오고 걷기 좋은 날씨는 아니다.
산 정상 부근에 오르니 웬 비석이 놓여있다.
멀리서 보기만 했던 풍력 발전기가 제법 가까이에 보인다.
군데 군데 작은 마을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다.
밭을 둘러 보고 돌아가는 마을 주민, 함께온 개들도 신나게 차를 따라 달린다.
Atapuerca마을이 보인다. 선사 유적지라고 하는데, 그렇게 눈에 띄는 유적은 못본듯하다..
마을 입구에 놓여있는 선사인의 조각상
조금조금씩 내리던 비는 멈추고 이제 날이 개려나 보다.
Atapuerca를 지나 산을 타게되면, 정상에 십자가가 우뚝 솟아 있다.
기둥엔 순례자들이 걸어놓은듯한 여러 물건들이 걸려있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야겠다.
가파른 산을 오르고 십자가가 위치한 정상은 꽤 넓은 평지다.. 비는 안오는데 귀찮아서 배낭 방수주머니를 멘채로 그냥 다녔다.
멀리.. 걸어온 길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돌로 만든 십자가
한쪽에는 돌로 나선형의 큰 형상이 만들어져 있다.
쭉 뻗은길.. 길 끝에도 마을은 보이지 않는다.
흐린 하늘과 들판...
고장난 2층버스도 황량한 들판에서는 눈요기 거리다.
Burgos 바로 전에 있는 작은 마을.. 벽에 그려진 그림이 인상적이다.
책에서도 몇번 본 그림이다.
가끔 저렇게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저기 도착했을때가 그랬다..
원래,A4용지에는 표시되어있지 않지만, burgos바로 전 마을인 이 마을까지 걷고 말려고 했었다.,.
어제 알베르게에서 가이드북을 갖고 있던 독일분께(로즈마리, 로지 라고 불러달라고 했던 50대 초반의 독일여자분)여쭤보니
알베르게가 있을거라고 하여.. 헌데, bar에가서 물어보니 없다고 한다. burgos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없는건지 만원이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해깔리는데.)
아무튼, 본의 아니게 오늘 엄청 걷게 생겼다... 여기서 burgos까지는 거리가 좀 된다...
이곳에서 bus를 타고 burgos까지 갈수도 있다고 한다.
버스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다. 곧 죽어도 걸어야지.. 오른쪽에 앉은분이 burgos까지 같이 걸었던 로즈마리 여사님..
체구는 작으신데, 엄청 잘 걷는 분이다. 게다가, 항상 식사는 슈퍼같은데서 음식을 사서 벤치에서 조용히 해결하시는 알뜰한 분이다.
burgos까지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같이 걸었는데, 알고보니 이분 독일에서 마라톤을 하셨다고 한다.
전문 선수는 아니고, 동호회 이런식으로 마라톤을 뛰신다는.. 그래서 그런지 지치지도 않고 거의 쉬지도 않고 잘 걷는다..
남편분과 중국도 함께 오랜동안 여행했었다고 한다. 남편분도 운동이나 이런 걷는것 좋아하냐고 여쭤보니, 피식 웃으면서
손으로 배불뚝이 모양을 보여주신다.. ㅎㅎ
후반에 내가 컨트롤 하기위해 천천히 걷느라 헤어졌지만, 아마 나보다는 이틀 정도는 빨리 산티아고에 도착하셨을것이다.
아.. burgos 비교적 대도시인데, 거리가 제법된다. 더구나 오후가 넘어섰고,
지루한 들길이.. 거기다가 중간에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로즈마리여사가 묻는다, 하나는 도로따라 burgos까지 직진, 빠르지만,
대신 도로 옆길따라 가는거라 지루하고 시끄럽고,
다른 하나는 도로를 피해 가는데 바로옆이 공항이라 비행장 외곽으로 우회해서 크게 돌아가는 방법..
주저하지 않고 우회길로 들어선다... 길따라 가는것만큼 지루한것도 없으니까.. 아무리 덥고 피곤해도 말이다.
그런데 공항 비행장이다.. 비행장을 우회. 생각보다 엄청 크게 우회 했던것 같다...
Burgos시내 투어 꼬마 열차..
burgos시내로 들어섰다..
시내로 들어서면서부터도 알베르게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 한다. 생각보다 꽤 오래 걸었다..
더구나 시내는 화살표를 찾기가 더 어려워서 우리는 한참을 해맸다..
시내에서 길을 해매다, 콜럼비아에서온 "호세"라는 분과 또 합류해 셋이서 해매며 걸었는데, 이분이 스페인어가 되니까 좀 수월하게
찾을 수 있었다... 내 또래로 생각했는데 이분 역시 50대 아저씨다.. 상당히 '동안'에다 말도 재밌게 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어제 알베르게에서도 같이 묵었었던 분이다.
그분 역시 한마디로 오늘 똑같이 뺑이 치는 중이었다..
계속 걸으면서 "tomorrow never walking." "tomorrow never walking" 이라고 거의 맛이간 표정으로 중얼중얼
대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이후에 또 만났을때 가끔 그 얘기하면서 놀려대곤했다..
아침 8시경 출발해 오후 4시 반 정도에 도착,
이날 40여km정도를 걸은셈이니.. 그럴만도 하다..
Burgos대성당이 보인다.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이며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록되어있는 큰 문화 유적이다.
알베르게는 이곳 근처에 위치해 있다.
기념품 가게..
많이 걷지만 않았다면, Burgos는 미리 체크해서 일찍 도착해 하루 구경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을 듯 했다..
알베르게의 모습, 산토도밍고의 알베르게와 마찬가지로 큰 건물이고 엘리베이터도 있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 공사가 미완인 곳도 있었다.
여기는 1층 로비 옆의 자전거 보관소 및 부츠 보관소
바로 옆에는 주방과 식탁들이 있다..
4층에 테라스가 있고 빨래 건조대도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