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2009 Europe/__Camino De Santiago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8일째 Ventosa ~ Santo Domingo De La Calz

rosehill 2009. 11. 10. 01:39

 camino de santiago (spain,8.23)






어김없이 이른 아침 공기를 마시며 길을 향한다.
어제 준비한 먹거리를 배낭에 넣어 배낭이 또 제법 무거워 졌다.
오늘은 Ciruenna까지걷는게 적당할 듯 하다..




길게 뻗은 아침 그림자가, 서쪽으로 걷고 있슴을 보여준다. 오후쯤 되면 태양이 머리위 혹은 정면쪽에서 비치기때문에
오후너머 까지 걷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의 태양이 장난이아니라서..




작은 마을의 Bar들은 늘 사진을 찍고싶게 만든다.
아직 이른아침인지 폐점을 한것인지 문이 굳게 닫혀있다.
낡은 건물에 교통표지판과 순례길의 노란 화살표가 나란히 있는것이 눈에 띈다.





Peregrino (pilgrim,순례자)
초라한 몰골의 순례자... 순례길을 걷는 이들을 상징하는 그림이 벽에 그려져있다.


길을 걷다 만난 마을 주민들은 어디서건 "홀라~" 또는 "부엔 까미노(좋은길 되세요)"라며 낮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한다.
수많은 이들이 지나가는 길에 짜증도 날법 한데, 항상 반갑게, 걷는 이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Azofra로 가는길.. 벌써 약 10여킬로 넘게 온것같다.

느림보 처럼 아주 아주 천천히 걷던 브라질에서 온 아가씨..
저 멀리서 작은 점처럼 혼자 걷는게 보였는데,  어느새 금방 따라잡았다.. 처음엔 너무 천천히 걷길래 어디 다리가 불편한줄 알았었다.
간단히 안부 정도는 묻는게 예의일것같다, " hola~ everything ok?" 서툰영어로 몇마디 건네본다.
자기는 천천히 걷는대신 거의 쉬질 않고 걷는다며,해맑게 웃는데 뭐 잘걷는것 같다.. 가볍게 인사하고 걸음을 옮겨본다... 

말수가 없는 분이라 가볍게 눈인사 정도만 했는데 어제 알베르게에서도 잠깐 뵌 양반이다.
속도는 느린데, 거의 쉬지를 않고 일정 속도로 가는 스타일이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갔다.







조금만 가면 ciruena인데, 햇볕이 너무 뜨겁다..
평지길에 그늘도 없고.. 길은 쭉 뻗어있고.. 달리 쉴 곳도 없고, 간식이나 먹을겸 작은 포도나무 아래에 몸을 피했다..


그렇게 뜨거운 햇볕인데 이렇게 작은 포도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다. 신기하기도 하고,
거의 몸하나 가릴정도의 작은 그늘이었는데 말이다.




앉아서 쉬고 싶지만, 햇볕이.....

중간에 물먹는 곳에서 잠시 쉴때 만났던 싸이클러들.. 카메라를 들이대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보이며 인사를 한다.
"부엔 카미노"

ciruena아주 작은 마을이다. 이곳이 알베르게인데, 문은 30분 정도 후에 오픈한다. 아직 열려있지 않았다.
기다릴까 더 갈까..  내친김에 다음 목적지인 산토 도밍고 까지 가기로 한다.
거리상으론 그리 멀지 않게 보였는데, 역시 오후에 걸으니 조금 벅찼다...

지루하게 뻗어있는 길.. 해볕은 머리위를 비추고, 땅에선 후끈후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역시 오후길은 후끈후끈하다.. 천천히 가야겠다..

반대쪽 방향에서 오토바이와 4륜 오토바이가 먼지를 날리며 지나가고 있다.



한참 걷고있는데, 중간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내려서 사진 한장찍어도 되냐길래 그렇게 하라고 했다.
자신은 포토그래퍼라고 하며,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산티아고 걸으면서 사람들을 찍는다고 한다.
아마도 웬 동양애가 혼자 걷고 있는모습이 한장 찍고 싶었던 모양이다...

"포토그래퍼...라.." 웹 사이트라도 물어볼걸 그랬다.. 그나저나, 작은 디카가 인상적이다.

내 카메라와 카메라 가방을 둘러멘 모습을 보며 너도 포토그래퍼? 하길래..
"노 저슷 마이 하비~" 하며 뻘쭘한 미소로 응답한다... --;
 





한참을 걸어 산토 도밍고에 도착.. 오후 늦게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작은 안내소가 있고 숙소 안내를 해준다. 작은 안내 지도도 구할 수 있고,
알베르게는 여러개가 있는듯하다...

처음 보이자 마자 들어간 알베르게. 나이든 수녀님이 관리하는 교회식 알베르게이다.
여기서 그냥 묵을려고 했는데, 시설이 좀 열악한 편이다. 방도 좁고..
다음 알베르게로 향해본다. 위 알베르게는 기부식이다. 정해진 요금이 없고, 알아서 자유롭게 지불하는 식이다.


두 번째로 찾아간 알베르게인데, 크고 시설도 좋다. 큰 호스텔 형식이다.가격은 6유로
1층 외부에 빨래터 있고, 빨래머신은 건물내부에 있다. 인터넷 1유로에 한시간.. 한 시간이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한글은 지원되지 않는것이 아쉽다.. 내가 사용했던것만 그랬던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여장풀고 씻고 빨래하고 나니 저녁때가 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