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spain,8.23)
어제 준비한 먹거리를 배낭에 넣어 배낭이 또 제법 무거워 졌다.
오늘은 Ciruenna까지걷는게 적당할 듯 하다..
오후너머 까지 걷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의 태양이 장난이아니라서..
작은 마을의 Bar들은 늘 사진을 찍고싶게 만든다.
아직 이른아침인지 폐점을 한것인지 문이 굳게 닫혀있다.
낡은 건물에 교통표지판과 순례길의 노란 화살표가 나란히 있는것이 눈에 띈다.
초라한 몰골의 순례자... 순례길을 걷는 이들을 상징하는 그림이 벽에 그려져있다.
수많은 이들이 지나가는 길에 짜증도 날법 한데, 항상 반갑게, 걷는 이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저 멀리서 작은 점처럼 혼자 걷는게 보였는데, 어느새 금방 따라잡았다.. 처음엔 너무 천천히 걷길래 어디 다리가 불편한줄 알았었다.
간단히 안부 정도는 묻는게 예의일것같다, " hola~ everything ok?" 서툰영어로 몇마디 건네본다.
자기는 천천히 걷는대신 거의 쉬질 않고 걷는다며,해맑게 웃는데 뭐 잘걷는것 같다.. 가볍게 인사하고 걸음을 옮겨본다...
속도는 느린데, 거의 쉬지를 않고 일정 속도로 가는 스타일이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갔다.
평지길에 그늘도 없고.. 길은 쭉 뻗어있고.. 달리 쉴 곳도 없고, 간식이나 먹을겸 작은 포도나무 아래에 몸을 피했다..
거의 몸하나 가릴정도의 작은 그늘이었는데 말이다.
"부엔 카미노"
기다릴까 더 갈까.. 내친김에 다음 목적지인 산토 도밍고 까지 가기로 한다.
거리상으론 그리 멀지 않게 보였는데, 역시 오후에 걸으니 조금 벅찼다...
역시 오후길은 후끈후끈하다.. 천천히 가야겠다..
자신은 포토그래퍼라고 하며,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산티아고 걸으면서 사람들을 찍는다고 한다.
아마도 웬 동양애가 혼자 걷고 있는모습이 한장 찍고 싶었던 모양이다...
"포토그래퍼...라.." 웹 사이트라도 물어볼걸 그랬다.. 그나저나, 작은 디카가 인상적이다.
내 카메라와 카메라 가방을 둘러멘 모습을 보며 너도 포토그래퍼? 하길래..
"노 저슷 마이 하비~" 하며 뻘쭘한 미소로 응답한다... --;
한참을 걸어 산토 도밍고에 도착.. 오후 늦게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작은 안내소가 있고 숙소 안내를 해준다. 작은 안내 지도도 구할 수 있고,
알베르게는 여러개가 있는듯하다...
여기서 그냥 묵을려고 했는데, 시설이 좀 열악한 편이다. 방도 좁고..
다음 알베르게로 향해본다. 위 알베르게는 기부식이다. 정해진 요금이 없고, 알아서 자유롭게 지불하는 식이다.
1층 외부에 빨래터 있고, 빨래머신은 건물내부에 있다. 인터넷 1유로에 한시간.. 한 시간이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한글은 지원되지 않는것이 아쉽다.. 내가 사용했던것만 그랬던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여장풀고 씻고 빨래하고 나니 저녁때가 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