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2009 Europe/__Camino De Santiago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2일째 roncevaux - zubili

rosehill 2009. 10. 23. 04:16

2009년 당시에 쓴 여행기이기에  이 당시에 지금처럼 일일이 구글 맵등으로 확인 할 수 없었던 상황에 쓴것이라, 이 당시에 잘못 표기하거나 혹은 장소를 잘 못 알고 있는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여행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보다 최근에 다녀오신 다른 분들의 여행기를 참고하시는것을 권유합니다.  (2024.3월 )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해본다.
이군은 곤히 자고 있다.. 슬며시 깨워 작별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선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다들 산티아고를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걷다가 만난 작은 마을..

 

 

 

 

 

많은 이들이 이곳서 쉬고 있었다.. 다들 아침과 간식을 사기 위해서인것 같다.
나도 여기서 잠시 쉬면서 커피와 아침을 먹었다.. 약간의 빵과 오렌지를 사서 배낭에 넣고 길을 나선다.

 

 

 

 

 

 

 

 

 

 

 

아직 익숙지 않아서, 지나치는 마을이 어디인지, 이런것들을 별로 신경쓰지 못했다..
우선은 오늘 목적지만 생각하며 걸었다... 사진도 그렇게 많이 찍지 못했던듯하다..

 

 

누군가의 비석이 눈에 띈다..

 

 

문제의 표지판이다.. 표지판 하단부에 흰색과 붉은색 표시가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초반에는  저위의 흰색-빨간색 표시가 노란색 화살표 그리고 조가비 표시와 더불어 길안내 표식인데
착각을 했던것이, 녹색- 흰색 표식도 동일한 싸인인줄 알았었다..
요거 때문에 오늘 제법 고생을 했다..

 

길따라 한창 잘 가고 있었다. 저 앞에 순례자들도 보이고...
음악들으면서 신나게 걷고 있었는데

 

 

목장옆을 지나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니 여기 와왔노?"


소가 쳐다 보는게 심상찮다.. 전에 올레길 걸을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드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목장을 지나자 길이 막히고 끊겨 있다.. 길을 잘못든것이다.
뒤로 잠깐 돌아서 나가자 표식이 보였다..  녹색 흰색 표식이다..
이게 산티아고 표식인줄 알고 그걸 따라 한참을 산을 내려갔다.. 헌데.. 느낌이 안좋다.. 노란색 화살표와 붉고흰색 표식이
나오지 않는거다... 한번 정도는 나와 줘야 하는데 안나온다.. 이 표식이 아니다.

다시 산을 올라갔다.. 헉헉~

어디서 놓친거지.. 더 뒤로 돌아가봤다.. 제법 한참을 돌아갔는데 4갈래 길이 나왔다..
 
허 근데.. 문제는...


내가 어느쪽에서 올라온건지 해깔리는거다...


참나.. 둘째날 부터 이거참....
4갈래길 모두 하나씩 뒤로 가봤는데 10분 이상 걸어도 표식이 안보인다..
어디서 잘못들었는지 몰라도 한참 뒤에서 잘못든게 분명하다..

어디서 길을 잘못든거냐.... --;



하나를 찍고 무조건 내려가봐...?
공교롭게도 4 갈래길 모두가 한참을 거슬러 가 봐야지만이 알 수 있는 길이었다..

그래서 ..

 

 

 

거기서 그냥 낮잠을 자기로 했다.

옆 철조망에 어제 빨았던 덜 마른 빨래를 널고, 신발을 벗고.. 배낭속의 과일 좀 먹고..
배낭을 베게 삼아 잠시 눈을 붙였다...

한 시간여 자고 일어나니 누가 올라온다... 어느쪽에서 올라왔냐 물어보니까 저쪽이라고 방향을 가리킨다..
내가 길 잘못들었다고 다시 내려가라고 하니까.. 아 그러냐고. 자기도 이상하게 생각했었다며 내려간다..

빨래 걷고 배낭 추스리고 내려갔다..  그 양반 내려간 길쪽으로... ㅋ


 

이런.. 한 20여분 내려오니.. 표식이 있다..
어떻게 이걸 못보고 엉뚱한 길로 갈 수 있는거냐... 일부러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텐데... 참~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햇볕도 따갑다..
2시 넘어서 걷는건 제법 위험하다..여기 40도 가까이 올라갈때도 있기때문이다.

 

 

 

 

 

그늘에 있는 네가 부럽다......

 

 

 

 

쥬비리에 도착.. 오후 4시가 훌쩍 넘었다.
중간에 길잃고 해매서 원래 한 마을 더 가야 되는데, 그냥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알베르게가 꽉차서, 다른 숙소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팬션(민박)밖에 없다고 한다.
이쪽엔 사설 알베르게는 없는듯하다.. 좀 비쌌지만 어쩔 수 없다.
오늘 산을 오르락 내리락 몇번을 해서 피곤했는데, 조용한 펜션도 차라리 잘된듯하다...

저녁은 펜션 주방에 전자렌지가 있길래,즉석요리로(파에야) 해결했다..
처음 먹어 보는건데 나름 맛이 괜찮았다..
후에 마드리드에서 진짜 빠에야를 먹어보기 전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