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2009 Europe/__Camino De Santiago

[Camino De Santiago]산티아고 순례길 30일째 Arzua ~ Arca Do Pino

rosehill 2009. 11. 16. 12:09
camino de santiago (9.14)



Arca do Pino를 향해 길을 나선다.
어제 그분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출발했다.. 36km정도를 걸어야 하니, 아마도 서둘러 가야 할 것이다. 거리상으론 그렇다 쳐도
언덕과 작은 산들이 있을테니까..

산티아고에 도달 해가 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순례길에 보이기 시작한다.
순례길을 걸을 수록 중반, 후반에 합류한 사람들이 늘어나기때문이다...

"참나.. 내가 강아지냐구요...."

어느 민가의 집앞 뜰인데, 마치 강아지 처럼 양을 묶어놓았다..
집 지키는 양?


Arca Do Pino 알베르게는 대로 옆에 있는데, 자칫 그냥 지나칠 우려가 있다. 나와 몇몇 사람들도.. 지나칠뻔했는데..
대로 옆에 움푹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기때문이다... 알베르게 앞에 나와 앉아있는데,
거니는 순례자들이  우릴 쳐다 보고 "홀라"하면서 인사하고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알베르게?" 라고 물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재밌었다.. 

알베르게는 규모가 비교적 크고.. 30인용 방이 3~4개 있었던듯하다..
주방,식당등 갖출건 다 갖추고 있다, 게다가 슈퍼는 바로 알베르게 옆에 붙어있다..

슈퍼에서 햄(일반 우리 스모크 햄과는 좀 다르게 생긴햄.. )과, 콩통조림, 과일등을 샀는데
프랭크가 내 통조림 보더니 "아.. 그거 맛없는거라고" 난색을 한다..
"설마 괜찮아 보이는데.. 가격도 1유로고.."
프라이팬에 넣고 들들 볶아서 먹는데..
아.. 역시 프랭크의 말이 맞았다.. 프랭크 말대로 suck이었다..ㅎㅎ
그냥 콩만 있는게 아니라, 돼지고기 같은게 들어가있는 통조림이었다.. 으.~

알베르게 앞에서 1유로 통조림 이야기하고 있는데 네덜란드 친구가 자기도 그거 먹었었다고..
도저히 못먹어 버렸다고 한다..

알베르게 도착하니 눈에 익은 친구들이 속속 도착을 한다. 필립,그리고 다국적 굿팀, 등등..
다국적 굿팀의 덴마크 할아버지한테 경례하듯 인사를 하니, 무척 반가운 표정을 지으신다..

알베르게에서, mp3플레이어에 들어있던 우리음악을 프랭크에게 들려주었다..
맨날 스페니쉬 라디오만 듣지말고 이것도 들어보라고...
가지고 있던 우리음악이 마침 "서편제 " 거기 나왔던 아리랑 대목(세명이 들판에서 부르던대목) 이있길래
들려주었더니.. 

"우리가~~~ 살면은~~~~ 몇 백~년 ~ 살겠소~~~"

예상했던대로, 웃음을 참는게 역력하다.. ㅎㅎ 아무래도 이친구들에겐 낯설겠지..
사실 나도 나미비아 음악이야기 하면서 장난삼아, 라이온킹 뮤지컬에 나오는 부분. 불러주면서..
"오~~ 야야.. 야야~~~" 이런 음악있냐고 한적있는데..장군 멍군이다..

다른 음악 강은일씨 해금 연주를 들려주니까,음악 참 좋다고 한다.. 


프랭크는 내일 바로 산티아고로 갈거라고 한다, 거기서 이틀묶고 이제 호주로 간다고 했던가 아마.....
이 친구는 미사참여는 안한다고 뭐 별로 거기엔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내 경우,딱 하루 코스가 산티아고가 맞긴 한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12시이후에 도착하게 되므로 미사를 참석하려면
산티아고에서 하루 묶고, 또 그날 하루 더 묶고 아침에 피니스테레로 출발해야 한다..

어떻게 할까...?

고민끝에, 산티아고 가기전 바로 마을까지만 걷고, 다음날 오전중에 산티아고로..
그리고 미사 참여하고, 거기서 하루 묶고, 아침부터 피니스테레 행을 걷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피니스테레는 보통 30여 km이상을 걸을 예정이라 아침에 출발 하는것이낫다
여기서 이제 프랭크와는 마지막 작별이다.

이메일 주고 받고, 정식 인사를 하려는데 거절한다..
"no,maybe santiago?."
내일 산티아고 도착하고 이틀 정도 거기 묶는다고 했는데, 아마 내일도 여태껏처럼 우연히 만날지 모르니
작별은 아직 이르다는거다.. ㅎㅎ
"ok maybe santiago.."
(그러나 결국 이 날이 이 친구를 본 마지막이 되었다.. 후에 이메일로 그 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취침전에 이 친구 엽서같은걸 들고 쭈뼛쭈뼛 서있다.. 뭐냐고 물으니, 나미비아 엽서 라고 한다..
몇 장 구경하고 있는데,갖고 싶으면 한장 가져도 된다고 한다.. 아.. 고맙다고, 이거 가져간다고 하고 한장 불쑥뽑았다..
대충 뭔 뜻인줄안다.. 그냥 하나 선물로 준다고 하면됄것을..... ㅎㅎ 

내가 가진것중에 우리나라 돈 천원짜리가 있길래 나는 그걸 전해주었다.
자꾸 얼마냐구 물어봐서, 얼마안된다고, 0.7~8유로 정도라고.. 그래도 한국 돈 받은적 없다고 좋아한다.

나미비아 엽서. 나미비아라.. 아프리카.. 웬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