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인류가 등장하려나 보다....
고대 3학년 경영학과 한 학생의 글이 경향 신문기사에 올랐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3110140015&code=940401
(전문은 따로 발췌함..)
그동안 지나친 경쟁구도를 너무나도 과도하게 팔아먹었지...결국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
어느정도의 경쟁은 필요하나, 그 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물이, 내가 경쟁에 쏟아부어야 하는 모든것들
(20대와 청춘)에 비해 과연 그 가치가 클것이냐 작을것이냐..... 쓸데없이 덩어리만 큰것은 아닌가...
경쟁은 내가 뭔가를 얻기위해 내가 이용해먹는것이지,
경쟁해서 뭔가를 얻으려 한다면, 결국 경쟁자체와의 싸움이 되어버리고 몸통만 점점 불어나
결과적으로 쏟아부은데에 비해 성취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것이고,
뒤늦게 돌아보면 결국 경쟁에 이용당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판 자체를 거부하는 한 학생의 항변이 현 실태를 느끼게 해주는것 같다.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20대와 젊음이란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학생의 행동은 용기있는 도전이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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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우리들의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25년간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는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다.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되었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고대 후문에 붙은 학생의 대자보
10년을 채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큰 배움 없는 ‘大學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대학, 기업, 기업과 국가,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그러나 동시에 내 작은 탓을 묻는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겐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상처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두고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