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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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xon (올리버 스톤의 닉슨 , 1995)

rosehill 2010. 7. 7. 23:14

일전에 볼때는 몰랐었는데, DVD로 디렉터스컷을 보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김에..




올리버 스톤이 만들었던 영화 닉슨 가운데 한장면..

반전시위가 한창인 가운데에,1970년 5월 9일 새벽 보좌관 한명만을 대동하고, 링컨 기념관을 찾은 닉슨은 이곳에서 한무리의
철야시위 중인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반전 시위대 학생들과의 어색한 만남에서 닉슨은 우파적인 논리로 그들을 계몽하려 하지만, 
19살 한 여학생이 던진 날카로운 질문엔 쉽게 답변을 하지 못한다. 좌,우를 떠나서 명분없는 전쟁에 대한 답이 있을까?

올리버 스톤은 이장면에서 조금 인간적인 시선으로 닉슨을 바라보는데, 그가 링컨(박애정신)을 찾아왔다는것과,
어린시절의 고생,아픔등의 기억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그 자신이 대통령이 된 초심으로 부터 지금은 너무나 멀리와있다는
그리고, 그것이 소녀의 질문을 통해서 아주 잠깐동안이지만 그로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비춰준다...

그런 닉슨을 보고 학생이 던진 의미심장한 질문에 (이 여학생, 돗자리 깔고 점집차려도 될듯..) 닉슨은 잠시나마 약해졌던 마음을 추스리고 역정과 함께 강한 부정을 드러낸다. (강한부정은 역시 강한 긍정을 의미한다는 것일테다....)

ㅇ 

(영화 닉슨중에서 링컨 기념관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장면 )
 

* 1970년 5월 9일 새벽 04:00 실제 닉슨은 링컨 기념관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당시 켄트 주립대 사건으로 학생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5일, 격렬한 반전 시위가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방문한 닉슨의 행동은  뒷동산에서 촛불을 보며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확인되지 않은 말씀을 하셨던 그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한다...




* 조금더 재밌게 들어가보면, 디렉터스컷(감독판)을 보면, 28분가량의 삭제분량이 추가가 되어있다. 
극장판에서 삭제돼었던 씬중에 닉슨이
리처드 헬름스 CIA국장을 만나는 장면이다...  위 영상씬 이전 씬이다.


리처드 헬름스 CIA국장 (Richard Helms)


외계인 그레이(grey)
의 눈일까? ㅎ.. . 맨위에 올린 동영상에서 표현한 Wild Animal일까?
영상으로 보면 더 섬찟하게 보인다.


(helms씬 풀영상은 여기서 http://www.youtube.com/watch?v=JWRVyaKnGcA )


닉슨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인데,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다. 영화의 사실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아마도
그래서 영화 본편에선 뺐을것이다. 지난 JFK 때와 마찬가지로, 닉슨에도 음모론적 시각이 은근히 베어있다.
(닉슨은 꼭둑각시고 그를 실제로 움직이는건 따로있다는 이런류의.. 물론, 맨위에 올린 영상도 역시 같은 맥락일것이고
그러나 본 장면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ㅎ 갑자기 올리버 스톤 영화 전편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보고 싶어지네..
ㅎㅎㅎ)


아무튼, 이장면은 참 묘한 분위기의 장면이다.  워터게이트 관련하여,  FBI의 수사를 방해할것을 CIA국장에게 부탁하는 장면인데 상당히 음침하면서도 (이 장면만 놓고 봤을땐, 웬지 데이빗린치가 떠올랐다는.. ..) 꽃을 비유로 나누는 대화들속에 여러 상징적인 은유들이 숨어있는 듯하다.. 물론 여기에서의 꽃은 사랑,평화,이런의미의 꽃이 아닌 죽음의 꽃, 곧"장미는 주변의 어린 꽃들의 희생으로 비로소 아름다운 꽃이 될수있다"의 꽃을 의미하는것일것이다.  닉슨의 형제들의 죽음과 자신() 이야기를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실세들의 권력()이 보존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꽃봉오리=베트남참전,쿠바침공,케네디, 닉슨 자신마저도)있는가에 대한 은유인듯 하기도하고.. 

감독이 직접 녹음한 DVD코멘터리에는 의외로 별다른 언급은 없다.



* 그렇다고 닉슨 영화 자체가 흥미진진한 X-Files류의 미스테리한 그런 영화는 당연히 아니다.
좀 지루할 수있을것이다. 더구나 디렉터스 컷의 경우 212분 3시간을 넘어가는 긴 영화고 JFK와 비교해봐도 재미면으로도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안소니 홉킨스의 신들린듯한 연기(어떻게 이렇게 밉상의 인물을 탄생시켰는지..!!!!)와, 다른배우들의 당대 정치인들에 관한 연기.. 그리고 올리버 스톤의 구성과 연출력이 영화 몰입도를 갖게 해주는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닉슨의 역할을 한 안소니 홉킨스는 두말할것없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양들의 침묵보다도 더 오히려 빛났다고 보는데 96년 아카데미에서 leaving lasvegas의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