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리뷰

여름, 1927,미국(꿈과 황금의 시대) - 빌 브라이슨(Bill Bryson)

rosehill 2018. 11. 8. 17:05

 

 

뜬금없는 책이기는 하지만, 한때 고전 영화를 보던 때에(지금도 가끔 즐겨 보지만), 아마도 프랭크 카프라의(Frank Capra) 대표작들을 즐겨 볼 때 였던것같다. 분명히 193,4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통해 얼핏 들여다 볼 수 있는 당시의 어떤 정서나 모습들이, 꽤나 여유롭고 유머러스하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모습들에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을정도로 느껴져서, 문득 저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자체만 뚝 떼어서 한번 조명한 책들이 있을까하는 생각에, 검색을 통해 발견한 책이다..

 

 

 

여름, 1927,미국
꿈과 황금의 시대(빌 브라이슨 저)




그때 뭔 키워드로 검색을 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이렇게 저렇게 검색을 하다 발견된 책인데. 그때의 심정이란... ㅎㅎㅎ



작가는 빌 브라이슨(Bill Bryson)으로, 상당히 많은 저서를 가지고 있고, 다방면에 있어 박학다식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양반같다. 내친김에 "발칙한 유럽 산책"이라는 책을 한 권을 더 샀는데 다른 책들에 밀려서 아직 읽지는 못했다.



1927년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비교적 두꺼운 분량의 책을 만들어 내었다는것으로도 놀랐고,(550여페이지) 당시에 일어났던 다 방면의 소식들을 마치 데일리 뉴스를 보는것처럼 우리에게 소개를 해준다. 목차에서 알수있듯이 그 시대의 관통했던 비교적 굵직한 사건들이 주가 되어 이야기를 하면서도, 순간 순간 다른곳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마치 실황중계되는 카메라가 "어디 어디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현장 나와주세요.."와 같은 식의 느낌이 들 정도로 역동적이게 보여준다. 그 방대하고도 약간은 정신없는 순간 순간의 이동이 마치, 작가의 짓궂은 잘 난척 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27년대를 보고 싶다고..? 잘 따라와봐.. 친구" 라고 하는 듯한 느낌...


1차대전 특수와 30년대 경제공황이 있기 바로 전, 최고의 정점을 이뤘던 풍요의 시대였고, 최초의 토키영화(유성영화)인 "재즈 싱어(Jazz Singer)"가 개봉된 해 이기도 하며,(아마도 채플린은 이를 다소 시큰둥하게 받아들였으리라..ㅋ)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이 있었고, 그에 발 맞추어 경쟁하듯 비행기라는 신 발명품을 통한 많은 모험가들이 목숨을 걸고 기록갱신을 위한 모험에 뛰어들던때..., 신문 구독률이 최고를 기록한 해 이기도 했다. 야구에서는 베이브 루스라는 거구의 천재가 등장해 관중을 휘어잡던 시기면서 라이벌이었던 루 게릭이 차기 자신의 이름이 될 병을 얻기 전 건강했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신 여성들이 등장해 남성과 대등한 흡연이나 음주등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고, 한편으론 무정부주의자들의 테러가 있었고, 사코와 반제티라는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있는 불행한 두 사형수들의 처형이 있었던 때이기도 하며, 2차 대전의 불행한 서막이 울리기 전 파시즘을 홍보하는 이탈리아의 피네다 같은 인물이 순회를 다닐때다 곧 일어나게될 대공황의 전조가 된 롱 아일랜드에서의 비밀 회담이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

 

많은 분량과 역동적인 순간 순간의 이동이 정신없게 만들어 생각했던 대로, 그 시대를 읽는데에 약간의 도움은 된듯하지만, 야구 이야기나 린드버그의 대서양횡단 같은 이야기에 비중을 좀 더 주어서 약간은 개인적으론 지루한 부분도 있었던것같다. 지나치게 디테일하고 방대한 분량은 다소 부담 되기도 하였다.



".....1920년대에는 독서의 열풍이 불었다. 아마도 미국에서 독서가 가장 인기를 끌었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마 후 수동적인 기분전환에 적합한 라디오가 신문에 대한 관심을 추월했으나, 1920년대에 대다수 사람들이 여가를 보내는 주된 방법은 독서였다. 매년 미국 출판 업자들은 1억 1000만권의 책을 펴냈는데 이는 10년전에 비해서 2배로 증가한 부수였다....."..

" ....1920년대는 신문의 황금시대였다. 그 10년동안 신문 판매는 약 20퍼센트가 증가하여 하루에 3600만부가 팔렸는데 인느 1가구당 1.4부꼴이다. 뉴욕시에서만 일간지가 12개 발행되었고 거의 모든 도시에서 중요 일간지가 2-3개꼴로 발행되었다....."

"... 쿨리지 대통령이 블랙힐스에서 카우보이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나라 건너편에서는 대통령의 현재 관심사를 크게 초월한 4명의 국제 금융가들이 증권시장의 붕괴와 그에 이은 대공황의 기초를 조용히 놓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그럴 의도를 가졌거나 예상을 한것은 아니었으나 결과는 그러했다..."

" 그는 대통령 보다 더 거물이었다. 한번은 북부에서 내려오던 도중 우리는 일리노이의 어느 작은 마을 간이역에 멈춘 적이 있었다. 밤 10시경이었고 비가 세차게 퍼부었다. 열차는 물인가 뭔가를 공급받기 위해서 ,10분간 정차했다. 인구가 5000명을 넘기 힘든 도시였는데 맙소사, 4000명의 주민들이 베이브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서 있었다. "

 

듀크 엘링턴이 백인 상류층을 위한

다소 고급 스런 연주를 하던, 코튼 클럽(Cotton Club)

 



최근에 읽은 엘리엇의(R.N.Elliot) "파동 이론"이란 책은 그가 1927년부터 연구하여 38년에 집필한 오늘날까지도 흔히 기술적 분석이라는 분야에서 참고 되어지는 명 저서 이기도 한데, 시대가 흐르면서 주가의 흐름은 상승과 하강을 그리며 일정한 패턴을 이어간다는 이론이다. 이 책에서 1928년을 한 사이클의 파동의 정점으로 보았다. 어쩌면 그것은 엘리엇이 이야기하는 주가와 같은 하나의 눈에 보이는 지표 뿐 아니라, 포괄적으로 넘어서는 뭔가 역동적이고 다양한 흐름들의 집합체가 반영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거기에는 긍정적 흐름뿐 아니라 부정적인 흐름 마저도 하나의 큰 파형속에서 역동성을 부여했던  흐름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마치 주식에서 상승에는 하락 조정이 동반되듯이 말이다.


특정시기의 한 단면을 슬쩍들여다 보기에(물론 그러기엔 다소 디테일한듯하지만 ) 흥미로웠던 책이 아니었나 싶고.

가끔은 한번씩 더 들춰보게 될것같기도 하다.

여름, 1927, 미국
빌 브라이슨 저/오성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