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 음악 끄적임

힐 하우스의 유령 & 엔딩곡 If I Go, I'm Goin

rosehill 2025. 1. 11. 18:54

카테고리는 음악끄적임이라고 했으나, 음악과 함께 영화도 같이 이야기 해본다. 

넷플릭스 드라마 힐 하우스의 유령 (The Haunting of Hill House)의 맨 마지막 에피소드 엔딩씬에 나왔던 곡이다.당연히 곡이 좋아서 찾아봤고 곧 이 곡임을 알게 되었다. 그레고리 알란 이사코프(Gregory Alan Isakov).. 애플 뮤직에서 다른 곡들도 들어보니 분위기가 대체로 편안 하면서도 자연주의적 느낌이 드는 포크 송들이 주를 이룬다..

This Empty Northern Hemisphere(2009년)

이 곡은 2009년에 발표한 This Empty Northern Hemisphere앨범에 수록되어있는 곡이다. 그런데 나는 앞서 언급했듯,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 하나인 호러물 힐 하우스의 유령을 통해 알게 되었다. 참고로 '힐 하우스 유령' 이 드라마 .. 참 명품 드라마다.. 일반적 서양의 호러물과는 다른 느낌의 다분히 동양적이면서 우리 어릴때 무섭게 봤던 그런 고전 공포물.. '전설의 고향' 같은... 근래엔 (..뭐 그렇게 근래도 아니지만..) 일본 호러물, 검은 물밑에서 같은 느낌의 호러물이다. 

힐 하우스의 유령( The Haunting of Hill House) 중에서...

63년에 만들어진 The Haunting(더 헌팅)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모티브를 따왔으나 힐 하우스는 그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63년작에 나왔던 주인공들의 이름과 같고 캐릭터도 비슷비슷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플래너건의 영화들 모두가 이런식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후에 나온 블라이 저택의 유령"나사의 회전"영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 영화도 전작에비해 떨어지나 볼만한 영화다.. )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오랜 시절 자신들이 살던 어느 한 집과 관련한 불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것들이 그들 모르는 사이에 현재 살아가고 있는 순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겉으론 별 문제 없는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사실은 그때의 한 사건과 관련하여 모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또한 서로간의 응어리들이 맺혀있다.  어느날 막내 동생의 죽음으로 이들은 모두 모이게 되고, 장례식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과 하나씩 가족 구성원이 모이는 과정을 통해 각 에피소드 별로 한 꺼풀 한 꺼풀 이 가족의 슬픈 역사를 과거와 현재를 교체로 보여주며 진행되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그 옛날 있었던 사건들과 관련하여 서로의 응어리가 터져나오며 극으로 치닫고 마지막엔 결국 그 문제의 집으로 향하고 결국은 해결 되어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그리고 있다. 

역시 이 방식도 이후에 나오는 플래너건 작품의 특징이 된다. 

다소 동양적 느낌이 든다는것은 일반적인 서양 공포영화에 비해서 서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이란얘기다. 호러물속의 공포의 대상을 하나의 고유한 존재로서 인정을 해주면서 경우에 따라 그들 존재들에 대한 시선이 다분히 정적인 면이 들어있는데, 감싸고 포용해야 될 존재로서의 대상으로서.. 이러한 측면들은 우리 예전에 TV에서 보던 사악한 귀신..그러나 뜯어보면 억울한 사연과 슬픔을 가지고 있어서 동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측면들과 맞닿은 느낌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렇다고 공포가 약한것은 아니다 공포는 공포대로 가져다 주면서 거기에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며서도 한 가족의 과거와 관련된 슬픈 역사와 맺힌 응어리가 한참이 지난후에 풀리는 과정을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다소 점층적이게 보여주며 마지막 에피에서 응어리의 원인과 거기에 감동까지 한방에 보여주며 관객들을 끝까지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것보다 더 깜짝 놀라는 장면들도 많이 있다.

그야말로 공포는 공포대로, 또한 가족의 역사를 추론해 보는 과정을 통해 스릴러적인 요소까지 게다가 마지막에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부분에선 일반적 호러물의 결과와는 다르게 찐한 감동을 주게 되고 거기에 가족애까지 곁들여진다. 말그대로 종합 선물셋트인데 여기에 각 배우들의 연기력또한 좋다.. 몰입도 있고 음악마저 괜찮았다. 

감독은 마이클 플래너건(Mike Flanagan)인데, 넷플에 이 양반 영화들이 제법 올라와있고 힐 하우스 유령을 보고 난 이후 이양반의 영화를 기대하게 된다. 모든 시리즈를 다 본것같다. 특히나 이 힐 하우스 유령에 나왔던 주요 멤버들은 플래너건 감독의 다른 작품들에서 또 각각 다른 역할들로 등장하며 소위 "플래너건 사단"이라 불리우게 되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니까 영화가 그 전 영화 보다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들 즉 "사단"이라 불리우는 멤버들의 영화 별로 이번엔 서로 다른 조합으로 나타나는 것들이 영화가 다소 미흡해도 기본적 재미를 안겨주는 것도 있는것 같다.  

잠깐 영화 이야기로 샜는데, 그레고리 알란 이사코프(Gregory Alan Isakov)의 If I Go, I'm Goin은 이 영화의 마지막 엔딩 부분에 나온다. 이 음악 역시도 따지고 보면 공포영화 이런 호러 영화와는 걸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영화가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던것같다. 

Gregory Alan Isakov (출처:wiki)

79년생이면 그렇게 어린 가수는 아니다. 그만큼 인디쪽에서 오랜 활동을 조용히 하는 가수인듯하며 이 곡외에도 대표곡들은 "Words," "The Stable Song," "Big Black Car," "If I Go, I'm Goin' " and "San Luis."등이 있는데.. (위키백과에서 나열된..) 딱히 유명한 곡들 뿐 아니라 내 경우엔 플레이 리스트 목록으로 가끔 랜덤하게 듣는데 음악들이 차분하며 좋다. 애플뮤직 같은경우는 이 가수,혹은 곡을 중심으로 스테이션을 생성하여 들으면 분위기 비슷하고 모르는 인디 포크 음악들을 많이 소개해 들을 수 있을것 같다. 

유튜브 상에서는 마침 영화 '힐 하우스의 유령'의 편집본에 음악을 믹스한 버전이 있는데 그 링크를 올려보기로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I67ydUxYNk

 

*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 어린시절의 아버지 역할은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E.T의 주인공 꼬마 엘리엇(elliot)을 맡았던 헨리 토마스(Henry Thomas) 어쩐지 낯이 익지만 몰라보게 변했다. ㅎ

* 나중에 어떤 일인지 모르지만 성인이 되었을때 등장하는 아버지 역할은 티모시 허튼으로 바뀐다. 그래서 영화를 보던 이들은 다소 혼동 할 수 있겠다.

* 플래너건 작품중에 다른 작품을 뽑아보면 그 다음으로 괜찮았던게 '어셔가의 몰락(2023,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블라이 저택의 유령(2020,The Haunting of Bly Manor)'으로 생각한다. 힐 하우스 부터 맘에 들었다면. 그냥 작품 순서대로 보는게 더 나을 지 모르겠다. 종전에 나온 배우들이 각각 다른 역할로 나오는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것같다. 

* 포스팅 하고 보니 음악보단 드라마 얘기가 많았던것같다. 사실 음악에 대해서는 무슨 얘기가 필요하겠는가, 들어보면 그만인것을.. 그 감성에 공감하고 즐겨듣거나.. 혹은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