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2009 Europe/__Madrid

서울로..

rosehill 2009. 11. 27. 03:07
Rainbow (Madrid,2009.9.27)


51일의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귀국하는날.. 한국음식이 그립다.
원래 여행가면, 그나라 음식을 내나라 음식처럼 그냥 먹는다는 생각으로 잘 버텨왔는데, 사실 별로 한국음식이 생각나지도
않았고...(나만 그런건지..), 헌데, 막상 귀국을 앞두고 한 2~3일 전부터, 엄청 그립기 시작한거다..
이제서야 증상이 나오는건지...

아무튼, 라면,김치를 생각하며 길을 나선다...

늦잠을 푹자고 늦으막히 공항으로 향한다..



그란비아 역에서..
유럽의 메트로 표지판도 이젠 낯설지가 않다..


보통 지하철 1유로 짜리 티켓 한장이면 시내 돌아다니고, 그나마 지하철을 나갈땐 티켓을 넣을 필요가 없기때문에
별 생각없이 1유로 짜리로 공항까지 가려고했는데 역시나.. ㅋ
공항 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에서 내려 입구를 나가려는데 지하철 게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물어보니 입구쪽에서 1유로를 내고 따로 또 티켓을 사야 한다.. 
공항은 2유로..그리고 특별히 나갈때도 티켓을 내고 나가게 되어있다..


공항에 도착하여 일찍 수속밟고 짐을 실어 보낸뒤 근처를 둘러보려 했는데, 아직 항공기 부스가 오픈되어있지 않다.
안내하는 아가씨가 서너시 이후에 오라는데, 이런 너무 일찍 온 모양이다..
물어 물어, 공항내에 코인락커를 찾아 배낭을 맡겼다..
공항 바깥쪽 주차장부근에 위치해 있었다..

공항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근처를 둘러 볼까하고 근처 지도를 보니 공원이 하나 있다.
걸어서 가면 좋을 듯한데, 길이 없는듯하다. 결국 다시 지하철을 타고 한정거장 이동.. 공원으로 가본다.


유리로된 건물의 외벽...,
여행의 마지막날을 기념하며.. 거울샷..
티셔츠는 마요르 광장에서 산건데, 이제 L사이즈도 약간 헐렁함을 느낀다..


조금 걸어가니 공원이 나온다...
여기서 2~3시간 잠좀 자고 편히 쉬었다가 공항으로 가야겠다.

제법 큰 공원이다..
관광객 보다,주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있는듯했다..
아무래도 관광지 보다는 좀 떨어진 곳이라.. 조용하고 한산하다..






공항에 가기위해 공원 입구를 나왔는데 약간 긴장된 상황이 발생됐었다..

입구를 나오는데, 웬 자가용이 서더니, 나 보고 중국인인지,일본인인지 묻는거다.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차에 탄 채로 나보고 가까이 와보라고..
일단 가까이 다가갔는데, 자기네는 경찰인데, 여권좀 보여 달라고한다..
사복입은 애들인데, 경찰이라.. 여권 보여주다 카메라 가방 채서 차몰고 튀면 그날로 게임끝..(그안에 다들어있었기때문에)
일단 애들은 나이는 젊어 보이고, 말쑥한데, 그래도 워낙 유명한 마드리드라 조금 방어적 자세를 취했다..

알았다고.. 대신 사본 보여준다고 하니까, 뭐 괜찮다고 보여달란다..(비상으로 사본을 챙겨감..)
일단 자가용으로 부터 한 두 어걸음 물러나서,(가방 채서 튀면 안되니까...)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여권 사본을 카메라 가방에서 찾는데 젠장 이게 배낭에 넣어 버렸는지
없는거다..

수상했는지 또 가까이 오라고 한다.. 내가 가까이 가지 않고 알았다고 기다리라고 가방을 뒤적이는데,
안되겠다 싶은지 한 친구가 내린다..
여권사본은 없고.. 흠....

의심스런 눈빛으로 내가 신분증좀 다시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다시 신분증을 보여주며,
확실히 이름,자기 사진,까지 확인을 시켜준다.. tourist patrol 이렇게 씌여있었던것 같은데
(마드리드에는 관광객 보호 전담 경찰이 따로 있다는 얘긴 들었었다.. )
멈칫거리면서 눈치를 보니 무전이 계속 오고가고, 이 친구도 악의는 없어보이고, 마지막으로 떠볼려고
사진한장 찍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아까보다는 예의를 갖춘 태도로 웃으면서 그러라고 한다..
(얘도 내가 신중하게 나오니까, 관광객임을 이제 짐작 하는듯하다..)
이쯤되면 됐겠다 싶어 여권을 보여주었다.. 가방도 보자길래, 보여주고.. 

무슨 약물 같은것 찾는듯하다.. 그러더니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며 다시 차로 돌아간다..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까, 근처에서 약물중독자가 사고를 쳤다 뭐 이런거 같은데, asian이었다고 한다.
그 친구 생각엔 아마 일본인 같다고...
얘네들이 볼때는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엎어치나 메치나.. 일테니.. 뭐 그러려니 해야지..

별일 아닌듯하지만, 쪼끔 긴장했던 순간이었다.
비행기 시간 두 어시간 남겨놓고 가방채서 튀면 영 골치 아픈게 아니기땜시.. 
 



공항에 도착 수속을 밟고..
공항 수속시 허리 벨트 까지 풀러야 했다.. 등산화 까지 벗고.. 제법 까다로웠다..
허리벨트를 풀렀는데, 입국때와 달리 뱃살이 쏙들어가 바지가 헐렁거려 엉거주춤 바지를 부여잡고 통과했다..
웃어야 되냐 말아야 되냐....

비행기를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저 멀리 무지개가 떴다...
산티아고에서 만난 이후로 두번째 무지개와의 만남이다..


어느덧 마드리드 공항에 축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처음 막연하기만 했던 유럽 배낭 여행... 어느덧 관련 책을 보고 있었고, 어느덧 비행기에 올라있었고,
어느덧 걷고있었고, 어느덧, 다시 돌아가는 비행기위에 올라 앉아있다.
약 두 달간의 어설픈 첫 홀로 유럽 배낭 여행.. 점수로 치면 한 50점 정도 될려나.... ㅎㅎ
그래도 무사히 마쳤슴에 만족하며.....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