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중 (9.7)
어제 좀 많이 걸었기에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반대쪽 마을 중심부로 잠시 들어간다.
약국이 마을 내에 있기 때문이다..
약사에게 보여주고 연고를 샀는데, 다른 연고다.. 흰색연고인데.. 효과가 좋은지 이것 바르면서 부터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던것 같다.
이미 이른 시각에 다들 출발해 버리고, 천천히 조금만 걸을 생각으로 슬슬 길을 나선다..
한 시간 정도 걷다가, 모자를 쓰려고 하니 이런 모자를 놔두고온거다..
다시 돌아갈까, 다음 마을에서 모자를 살까.. 몸으로 때우는게 낫겠다 싶어 다시 돌아가서 모자를 찾아가지고 왔다..
왕복한시간, 거의 4~5km정도를 더 걸은셈이다...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말이 통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분은 내가 이미 닫은 알베르게를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뒤이어 오던 스페니쉬 분에게 부탁을 하여, 모자를 찾을 수 있었다...
villafranca.. 중간 마을이라 작은 마을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마을이 크고, 볼거리도 많아 보였다..
마을을 벗어나 대로를 따라가는길.. 그래도 도보로 걸을 수 있도록 배려가 되어있다..
제법 지루한 길을 지나서 trabadelo에 도착한다..
어째 수상하다 했떠니, 일찍 알베르게 도착해서 쉬고있는데, 어제 같이 묵었던 친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다
조금전의 villafranca에서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가 산을 넘는 길이 었는데, 그길간 친구들이 이제서야 도착
을 한것이다. 그나마 나보다도 먼저 출발한 이들이었던 것을 보면 제법 코스가 험난했었나 보다...
알베르게는 bar와 겸해진 작은 알베르게...
로즈마리 여사와 함께 자주 뵈었던, 독일 여사님.. 이분도 성함은 잘...
이분과, 멀리 이탈리아 로마서부터 걸어왔다는 벨기에 출신의 27살짜리 한 친구 와 저녁을 같이 먹었다..
로마서 부터 여기까지면 벌써 대략 2000km가 넘는다..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독일 여사님도 이야기는 많이 나눈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전부터 자주 뵙던분이라, 그날 저녁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그분이 가져온 와인도 고맙게 잘 마셨다.. 슈퍼갔을때 와인을 살까 하다가, 먹을일 없을것 같아 안샀는데
좀 후회가 된다.. 같이들 먹을 줄 알았으면 살걸 그랬다..
슈퍼에서 햄과 계란 기타 몇가지를 사다 직접 요리를 해먹었는데, 확실이 절약면에서 좋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거의 대개의 젊은 여행자들은, 슈퍼에서 먹을걸 사다 요리를 해먹는다.
그간 요리 실력이 없다보니 주로 간단한 요리를 데워먹는 식으로했었는데, 그나마 오늘은 요리를 해본다.
햄,계란 볶음.. 첫 요리 치곤 괜찮다..
로마로 부터 걸어왔다는 친구는 철학을 전공하는 친구인데, 오는기간 별별일을 다 겪었나보다..
로마나 프랑스 초입을 걸을때는 그쪽이 이 순례길 걷는것에 관해 잘 알려진바가 없어서.., 가끔 황당한 일도 많이 겪었다고한다.
저렴한 알베르게가 없어서 보통 강변쪽에서 노숙을 하곤했다는데, 뭐 경찰도 누구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고 한다.
걷다가 강변에서 노숙을 하는데, 누가 동전을 던져주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중년 남자가 돈을 쥐어 주면서 함께 가자고 하는 좀 황당한 일도 있었다고한다... 아무튼..재밌는 친구다...
보통 하루에 40여km.. 아침부터 저녁때 까지 걷다가 보이는 곳에 들어가 자고 또 걷고 이런식으로 걷는다고 하니,
아마도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