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2009 Travel/__Jeju_Olle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8- (9,10 화순~하모)

rosehill 2009. 5. 14. 14:10

화순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일찍 또 길을 나섰다.
어제, 입고갔던 카고바지 뒤에 구멍이 난것을 발견하고 --;
화순쪽 세탁소에서 급히 옷을 살때도 없고해서 수선을 했다.. 참 궁색하다.. ㅎㅎ
배낭때문에 하의는 트레이닝복 하의 하나만 챙기고, 오후에 간단히 물빨래로 말려입고 걷곤했는데....

아무튼, 옷 수선을 기다리면서 세탁소 주인아저씨랑 이야기를 했는데,
이분께서도 올레님 이신듯하다... 어제 올레길 관련하여 마을 주민들이 모임도 하고 막 모임 마치고 오시는
길이라고 하신다...

9코스쪽 둘러보셨냐고. 이제 곧 갈거라 하시니 안내까지 상세하게.. 해주신다. 어제 보았던 야생화 관련 이벤트
이야기도 해주시고.... 물론, 사장님께서 수선비를 도무지 받지 않으셔서, 공짜 신세를 지고 말았다.

혼자 조용히 여행하면서도 적지않게 주민들의 친절을 많이 받았는데 참 따뜻한분들이다..
올레꾼이 한둘이 아닐텐데 말이다.....

화순에서의 아침을 맞으며 다시 올레길에 합류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마늘을 수확하시느라 바쁜 제주 아주머님들...

아.. 여기가 문제의 장소 되겠다..
쫌 있다 설명해야겠다.. --;

화살표를 따라 올라갔다.. 소들이 보인다..
웬 낮선 자의 방문에 멍하니 바라본다.. 물론, 나도 멍하니 바라봤다...

뉘쇼~? 소 한마리가 풀 뜯어먹다 나를 쳐다본다.

어라..? 길을 점거 해버렸다...
이상하다.. 이길이 맞는건가...

제법 가파른 경사를 헉헉 거리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중에 이정표가 없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점점 낌새가 이상했다.. 정상 가면 있겠지 하고 올라갔는데, 소떼들만 잔뜩있었다.. 음.. 아닌거 같은데..
"이산이 아니다~" 잠시 쉬었다 다시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나를 해깔리게 했던것은  파란색 리본이었다..
파랗고, 노란 리본 묶음이 올레 표시인데, 파란 리본이 있어서 그래도 이게 맞겠지 하고 또 한참을 비스듬히 내려갔다..

어라? 근데, 그나마 가다가 리본이 사라졌다.. 컥!
어쩔까 생각하다 결국 일단 다시 내려와 본다.... 내려와서 아까 문제의 장소에 도착하니.. 바닥에..


헉..  미쳐 바닥을 못본것이다.
안올라가도 되는 곳을 올라가 아침운동을 한 셈이 됐다..
자세히 보니 옆 나무에 리본 표시가 있기도 했었다.. 결국 둘다 못본셈이었다..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라고 뒤이어 오게될 올레 꾼들에게 혹시모르니 저렇게라도 표시를 해두었다..
참 악필이다~..

*실수로 아까 소 방목장을 올라가신다면.. 중간에 소 방목장 문이 있다..
물론 이런문을 들어갈때는 반드시 다시 닫아 주어야 함을 잊지 말자...



헐.. 이제 올레 필이 나는 들판이 나온다..
잠시 쉬어야겠다.. 해가 어느덧 제법 떠올랐다...


안덕 계곡 가는 길에... 절벽아래로 보이는 계곡물...


안덕 계곡이다.. 해안,들판,계곡 종합 선물 셋트다...

화살표가 보인다.. 제대로 온게 맞다..
아까 그 사건 이후 화살표가 무척 반갑다.. --;



그림자 샷 한번~



좌측에 줄이 보이는 길이 이제  가야 할 길이다...


바위에 비친 그림자가 마치 수묵화 같다...



화순 도로변에 나무가 시원하게 그늘을 드리운다.

마늘밭에 둘러쌓인 초록지붕의 집...

화순 해수욕장, 9코스의 종착지이다.

* 9코스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절경이 멋진데 미리 코스에 대한 정보 같은걸 읽고 보고 갔으면 두배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을
듯 하다... 의외로 짧게 끝난다..(중간에 한참을 해맸는데 일찍 도착했다..)
기억에 남는 코스중 하나이다.. 물론 다른 코스들도 다 좋았지만 말이다.

이제 10코스로 발길을 옮겨 본다...

화순 해수욕장에서 출발이다.


해안가의 돌멩이에 리본이 묶여져 있다..
센스있는 리본이다..


멀리 용머리 해안과 산방산이 보인다...


이곳은 퇴적암지대.. 몇컷 담아 보았다..









물이 참 맑다...

이제 용머리 해안쪽으로 가는 길이다...
용머리 해안 공원언덕을 가로 질러 올라가게된다.

용머리 해안 언덕을 오르며..



산방산의 모습.. 가까이서 다가가면 웅장한 느낌이 들 정도로 쭉 넓게 뻗어있다.

언덕을 올라가니, 아랫쪽 공원이 보인다..


언덕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


하멜 기념비가 보인다.

용머리 해안은, 입장권을 끊어 들어가야 한다.
가뿐하게 구경해 주자.... 용머리 해안에서...

역시 여기도 개인 풀장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파랗고 맑은 물이 인상적이다.
이날,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인기가 있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붐비나 보다..

뒤돌아서 바라본 지나온길..
많은이들이 가던 차를,바이크를 세우고 내려서 구경하고 사진찍고 쉬고 있었다..


형제 해안로를 지나면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서 한동안 쉬었다갔다, 늘 그렇듯 혼자서 카메라에 머리 빨간띠 두르고 여행하니, 단번에 올레꾼인줄 알고 말을 걸어오는 분이
종종 있으시다..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한 버스 기사님을 만났는데, 그분은 캐논 슈터이셨고, 20여년 넘게 사진을 찍으셨다고 하는 베테랑이셨다.
사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와 안내를 듣고 또 길을 나섰다..

관광 버스 운전하시면서 카메라를 메고 쉬는날이면 제주를 찍는다는 그분.. 참 멋지다... 부럽기도 하고..

송악산 올라가는 길에서..
송악산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할꺼라고 어떤분이 이야기 해주셨다.
올레 코스는 통과해가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아닌가보다...


올라가는 길에 말이 한가로히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여기는 송악산 전망대에서 송악산으로 더 올라가서 바라본 모습이다.
아랫쪽 하얀집 있는곳 우측 끄트머리가 정상이다.
올레는 그곳에서 지금 서있는 산길로 안내를 한다... 송악산을 넘어가게 되어있는 코스인것이다.
역시나 올레는 보통의 길이 아니었다.. 길이 나있는 전망대에서 이제 산을 타고 올레길을 올라가 본다.
송악산을 넘으러...


꼭대기에 올라가니 분화구가 있다.. 사진에선 평평해보이지만, 실제 올라가 보면 아찔할 정도로 깊다.

송악산 정상에서의 능선의 모습..

이곳에서 아까 지나온 모든 길이 다 보이는듯하다.. 맨 우측 화순의 발전소가 보이고..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이 보인다.
참 많이도 걸어왔다...


송악산 분화구의 모습..

송악산의 경사진곳을 비스듬히 내려가고 있는데, 위를 보니 말들이 있다..
이곳이 말 방목장.. 송악산 꼭대기 경사진 곳에 이렇게 말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다.
평평해 보이지만 사실 제법 경사가 진 곳이다.
이곳도 올레꾼들을 위해 통행로로 역시 개방되어진 듯하다...


여태 본 말 중에 가장 작은 새끼 망아지가 보인다.
꽤 말랐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망아지 갔다...
또 어김없이 성산에서 만났던 땡깡쟁이 망아지가 생각난다.. ㅎㅎ

송악산을 내려와 다시 도로길을 걸으며 뒤돌아서 찍어봤다..
송악산을 거치지 않으면 도로길로 금방 올 수 있는 길이다. 그렇지만, 송악산을 힘겹게 쉬엄쉬엄 넘으며 멋진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올레길 아닐까...


정겨운 화살표..


심심해서 찍어본 그림자샷..
아~ 어디 사우디 사막 같은데 여행하는 사람 같다...

우측엔 보리밭이 펼쳐져 있다...

저녁이 다 되어 간다..
오전에 길 잘못들어 고생하고, 10코스까지 조금 무리하게 걸었다.
그러나 그만큼 멋진 곳들이 많았다..




10코스 도착이다..
이제 11,12 두코스가 남게 되고, 여행의 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벌써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 오늘 걸은길 더보기 (9 ~10코스)

- BGM: U2 - 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