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들의 무분별한 집적을 통해서 얻어지는것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것을 파악하는데 있다. " - 헤라클레이토스 -

_2009 Travel/__Jeju_Olle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9- (11,12 하모~ 용수,절부암)

rosehill 2009. 5. 15. 00:16
11코스의 시작이다. 다행이 날씨가 좋아서,
셋째날 빼고는 연속해서 계속 걸을 수가 있었다.
이제 성산에서 시작한 올레길도 12코스까지 얼마 안남았다..

벌써 열흘 가까이 되어간다니 믿겨지지 않을정도다...


알뜨르 비행장.. 아래있는 넓은 들이란 뜻이다.. 일제때 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이렇게 11코스는 광활한 들판길로 부터 시작된다...








오래전 사용된 격납고가 풀이 무성하게 덮여 밭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섯알 오름....
4,3항쟁후, 최대의 양민 학살이 자행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많은 양민이 학살되었다니.. 참으로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11코스는 숙연한 느낌 마저 감돌았다...


걷다가 발견한 작은 구멍가게, "올레 상점"이라고 씌어있다..
물채우고, 간식좀 사고, 앉아 어르신과 이야기 나누면서 좀 쉬었다갔다..



모슬봉의 모습이 보인다..

모슬봉을 오르며 바라본 제주...
아랫쪽 올라오시는 두분 11코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잠시 뵈었던 분들이시다.
두분이 부부셨는데, 아저씨께서는 카메라로 사진찍으시면서 천천히 뒤에서 오시고
아주머니는 앞서서 빨리 걸으시고.. 이제 두분이 같이 올라오시는 중이시다..
캐논 슈터 셨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역시 이분도 꽤 오래 사진을 찍으신 베테랑이셨다..


들길을 걷다가 인상적인 모습이라 담아보았다.




정난주 마리아 묘 입구



곶자왈 가는길..



곶자왈에서,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곳이라고 한다.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이 엉켜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곳을 가리키는 제주어이다.
북방,남방 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라고 한다.



곶자왈에서.. 잠시 이런 공터가 나온다...


풀이 무성하다. 이쪽은 길이 아니고 길 옆을 바라보고 찍어보았다


주변에서 뭔가를 열심히 캐시는 분들을 몇분 보았는데, 여쭤보니 고사리라고 한다.


곶자왈을 나와 마을 입구의 나무아래 잠시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전깃줄이 얽히섥히  있지만, 이런 느낌이 웬지 좋다...




어느덧 11코스 종착지인 무릉 2리 생태학교에 도착했다..
이곳 사장님을 조금전 곶자왈에서 뵈었는데, 어느새 여기 도착하니 금방 와 계신다..
지금은 단체로 손님이 오셔서 한창 바쁘신가보다...잠시 물을 채우고.. 커피한잔 들이킨 후 길을 떠난다..
이곳도 숙소로 이용가능한 곳이나,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얻기 힘들다고 한다...

12코스 안내서는 있느냐고 해서, 가지고 온 안내서는 11코스 밖에 없다고 하니, 12코스 안내서를 쥐어주신다.
지난번 pc방 갔을때, 12코스 를 종이에 대강 적어왔는데, 쓸모 없게 됐다...
감사히 받아들고 길을 나선다



생태 학교의 모습 단체 손님들로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신도 연못.. 물이 아직은 많이 있는것 같지 않다.


녹낭봉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신도 초등학교의 모습,..
큰 녹빛의 나무와 분홍색 건물이 인상적이다.

오랜만에 해안가가 보인다.

* 신도 앞바다와 신도 포구를 지나서, 절반 좀 넘게 왔다..
이제 수월봉과, 당산봉을 넘는것인데, 고민했다..
수월봉으로 그냥 올라가 일몰을 보느냐...
아니면 아침에 수월봉부터 시작하느냐...

좀 어정쩡 한 시간대라... 난감했다...
어차피 12코스를 오늘 끝내기 어렵다면 차라리, 내일걷는게 낫겠다 싶어 숙소를 찾아본다.

12코스에서 숙소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차라리 아예 포구 횟집있는쪽에서 잡았으면 쉬웠을까...
 코스를 앞질러 가기는 싫고 천상 우측에 보이는 마을로(고산리) 걸어갔다...

어차피 해는 지고있고, 고산리 까지 가려면 해안을 벗어나 내륙쪽으로 한참을 더가야 하는데, 기왕이면 지금
해지는 모습이라도 담아보자..
생각해보니 일몰을 여직 한번도 본것 같지가 않다..
수월봉을 넘지 않고 우회하는 과정에서 바로 옆에 보이는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일몰을 담아 보았다..

원래 차귀도로 넘어가는 일몰이 예술인데... ㅋ

뭐 무작정 걷다가 이렇게 찍어보는 일몰도 일몰은 일몰이니까... ㅋ

수월봉 근처에서 담아본 일몰의 모습....

* 고산리까지 걸어 내려가니 어둑어둑하다...
코스를 미리 앞지르기 싫어서 이곳 고산리로 빠진건데
이곳도 숙소가 보이지 않는다.. 오다 보니 리조트가 있었는데
그쪽이라도 갈까...
불행중 다행인지.. 그곳 구멍가게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주인어르신한테 여쭈어보니
민박집을 바로 연락해 주신다.
급한데로, 그곳에서 쉴수 있었다..

ㅋㅋ 민박집이 꽤 오랜동안 영업을 하지 않았는지 웬지 좀 부실하다..,
문 잠그는 열쇠도 없는 ㅋㅋ
주인어르신이 불은 왜 일케 쎄게 올려놓으셨는지.
거의 타 죽을뻔했다.. ㅎㅎ
가지고간 클렌징 폼이 녹을 정도 였다면 말 다했다..ㅋㅋ
그래도 간만에 등을 지지니 늘어지는게 참 좋았다..



밤에 잠시 슬리퍼 질질끌고 구멍가게로 물건사러 나왔더니
주인어르신이 대번 웃으시며 묻는다..

"거기 혼자제? "
"네.. 그건물에 아무도 없고 저만 있어요 "
"가게 갔다온다고 문 어떻게 잠그냐고 물었더니
도둑없다..그냥가라.. 괜찮다.. 그러시던데요?"

가게 아저씨는 당연하다는듯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시며 한 말씀하신다.
"어.. 엄따.. 걍 와도 된다.."

가게 아저씨가 아무렇지 않듯 웃으면서 맞장구를 치신다.
그래서 나도 그냥 웃겨서 따라 웃었다....
안에 카메라 삼각대 렌즈등등 놔두고 문도 안잠그고 나와서
지금 가게 아저씨랑 농담 하구 있다..  ㅎㅎㅎ

아무튼 재미난 밤이다... ㅎㅎ

다음날 아침 고산리에서의 즐거운 ^^; 추억을 간직하고 길을 나선다.. 이제 12코스의 끝이 보인다...


요기서부터 시작이다...


오.. 올라가는 길에 얼짱 말이 슬쩍 카메라를 의식하며 바라본다.. 얼짱이네...



"어디가 더 찍어줘~"


수월봉에 올라가니 저 멀리 차귀도가 보인다..





구불구불 보이는 길은 이제 곧 걷게될 엉알 길이다...
엉알은 깍아지른 바위 절벽을 말한다고 한다.














생이기정 바당길을 걸으며...




12코스 도착.. 13코스가 표시가 되어있다..
아직은 완료 단계가 아니라 다음기회를 ...


오징어들이 무럭~ 무럭~ 말려지고 있다.. ^^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보고싶고 둘러보고 싶은 곳은 한도 끝도 없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 11,12코스 더보기..

- BGM : Bob Dylan - Boots Of Spanish Leat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