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해서 어쩌다 예전에 좋아했던 곡들을 검색해서 보거나 들을때.. 사이드에 관련된 영상이 맞춤형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가끔 이런것들이 주는 기쁨중에 하나는 간혹 귀한 영상(개인적으로는..)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것이다. 물론 이 "귀한"의 의미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왜냐하면 모두에게 귀한 영상이었다면 당연히 이미 그 영상자체가 이미 검색어에 올라 탑을 달리고 있거나, 몇 단계 정도 다른 영상을 보면 벌써 인기 영상에 연계되어 나타날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당 영상의 그 "귀한"의 의미는 바로 이런 일반적 카테고리를 벗어난 지극히 개인적 차원의 영상이기 때문에 "귀한"의 의미를 붙여본것인데, Asia Minor의 음반은 그렇게 "아트락 덕후"가 아니었던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었던 앨범이었다.
90년대 초반의 얘기다... 이 음반은 표지 정도만 봤었지 라디오 같은데에서는 실제 듣지는 못했었다. 이 당시 시완레코드에서 발매를 준비하고 있었던 무렵.. Hot뮤직(당시 제법 인기있었던 뮤직 매거진..)에서 내가 표지를 본게 그 무렵인것같고.. 종로 뮤직랜드나 신나라 레코드라는 비교적 큰 매장에서나 있을땐데 거기엔 나왔었는지는 아마도 이때 수입으로 해서 팔때 였을것이다. 가격이 장난 아닐때고.. ㅎ
그런데,이때 우연찮게 청계천 백판가게에서 이 음반을 발견하게 된다.
이 당시는 청계천 빽판(즉, 해적판이다. 그냥 빽판으로 가기로 한다. 여긴 내 플랫폼이다. ㅎㅎ)이 알게 모르게 유행할때다.. 수입은 비싸고 그렇다고 유명한 음반도 아니라 구하기도 어렵고 이럴때 이런 청계천 빽판 가게는 일종의 새롭고 다양한 음악들, 특히나 뮤직잡지에서 소개되는 비교적 매니아 음악들을 가벼운 가격에 접할 수 있는곳이라 어떤면에선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도 했다.
당연히 빽판(복제판)이라 음질이 튄다. 그래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뻤던것같다. 뭔가 보물을 발견한 듯한.좌우간 처음엔 음반 디자인만 보고 멋도 모르고 산 음반은 생각처럼 그렇게 친근하게는 다가오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자주 듣지는 않고 있다가 어느 비오는 날 이었던것같은데, 이때 이들의 대 표곡중 하나인 Lost In A Dream Yell을 듣게 된다. 이때를 기점으로 음반곡 전체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앨범의 모든 음악전체가 버릴것없이 느껴졌으니.... (나중에 이들의 1집도 사게되지만), 2집만큼의 친숙함은 덜 했던것같다.
Lost In A Dream Yell |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음악들은 "프로그레시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할지도 모를텐데..워낙 다양한 장르들의 음악들이 나오고 각각의 카테고리들이 다 부여되기 때문에.. 통상 심포닉 락으로 분류되기도 하는것같다. 기계적이다 싶을정도로 딱딱 끊어서 연주되는 기타와 베이스의 울림속에서 플룻이 자유롭게 그 사이를 어우러지는것이 기계적인 느낌과 동시에 심포닉 적인 느낌을 전해주면서도 한편으론, 여기에 또 다른 특징중 하나는 터키 출신의 Eril Tekeli(플룻, 기타,작곡)와 Setrek Bakirel(보컬,작곡)이 만들어내는 어딘지 모를 다소 오리엔탈적인 선율에 있는것같다. (음반 자체는 프랑스에서 발매됨... )단순히 크로스오버적 측면을 넘어서 콘스탄티노플 적이다(?) 뭐 그런 느낌(?). 이 때는 처음에 이게 낯설었는데, 점점 매력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던것같다. 이곡 Lost In A Dream Yell 에서는 특히 후반부, 빗방울 효과음향과 함께, 주적주적 비가 내리는 듯한 반복적 기타리프속에 처음엔 부드럽게 시작했다 나중엔 비장하게 마무리 되는 플룻 솔로는 다시 들어도 비장하면서 드라마틱하다.
아마 이분들이 지금쯤 등장했다면, 어쌔신 크리드 같은 게임이나 혹은 왕좌의 게임같은 이런 다소 퓨전적인 중세 시대극이나 환타지 영화 혹은 게임 음악같은데에서 빛을 발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보면, 80년대의 음반 발매는 모름지기 프로그레시브인것은 분명하긴 한것같다.
그외에, A면의 1,2번 트랙인 두곡 특히 Northern Lights같은 곡들에서 느껴지는 다소 우주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함이나, B면 첫번째로 넘어가면서 강렬하게 시작되는 중세 환타지 적 느낌의 Dedicade같은 곡들도 압권이고 오래들으면 들을 수록 강한 끌림을 갖게 만든다. A면의 마지막 곡인 Boundless도 팝 적이며 서정적이다 .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진것같은데, 사실 내가 이 글을 끄적이게 된것은 미디어의 홍수속에서 어쩌다 이렇게 잠시 잊고있었던 뮤지션들의 근황이나 최근 혹은 오래전의 낡은 화면속의 영상들이 속속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만날때마다. 보물을 발견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느낌은 어쩌면 과거 빽판 가게에서 느꼈던 순수했던 시절을 생각나게 하기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겐 또 다른 형태의 흐름들이 흘러가고 있을테다..
공연을 보니, 이들이 그렇게 화려한 무대를 통해 재기하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등의 그런 상황은 아닌것같다.. 뭔가 드라마틱한 상태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거나.. 그런 경우도 왕왕 보게되니까..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닌듯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소소하게 공연을 하는것 처럼 보인다. 세상만사 모두가 드라마 같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것이 과연 그렇게 중요할것인가..? 다소 소소해 보이는 이 공연을 보면서 그들의 건투를 빈다...
2018년 밀라노에서 있었던 작은공연장.. 팬중에 하나가 찍어 올린듯하다.. (공연 보다는 리허설 장면같기도하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62DaYvfULvU
* 예의상 공식홈 정도는 언급해야 할것같기에 링크는 걸어둔다. https://www.asiaminorprog.com/
원곡 Lost In A Dream Yell
출처 : AMS 레코드(여기서 공식 오픈했으니 오리지널 버전을 링크 걸어도 상관없을것같다)
* 그들의 공식홈이나, 애플뮤직에서는 2020년에 새 음반을 낸것이 보인다. 2013년 재결성하여 그래도 현재까지도 음반을 낸것같은데, 한번 들어봐야겠다. 공식홈에서는 추가적으로 몇개의 미디어가 더 소개 되어있다.
* 예전글에서 관련 음악을 링크를 건적이 있는데, 확인해보니 링크고 뭐고 다 죽어있어서 예전글은 삭제시켜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