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궂이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하지 않기로 했다.
날씨도 쌀쌀하거니와, 도착지를 작게 잡았기에, 궂이 일찍 출발할 이유가 없기때문이다.
쉬엄쉬엄 걸어 1~2시 도착할 생각으로 도착지를 잡기로 하였다... 오늘은 sahagun(지명이 꼭 한국 지명같다)까지....
아침은 어제 그 식당에 역시 순례자용 3유로 아침 식사를 하고 길을 나선다....
길가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작품... 뭘까..
그림자 찍기(?)
역시 마을 어귀에 자리한 공동묘지... 각 마을마다 이런 묘지들이 하나씩 있다.
13:00경 알베르게 도착 8시출발해서 13:00도착 눈깜짝할 사이에 걸은듯하다..
sahagun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알베르게로 들어간다. 도장을 받고 여장을 풀어본다.
왼쪽편이 침대가 있는 숙소.. 그리고 우측건물이 주인장 집임과 동시에, 레스토랑도 겸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서있는곳이 bar.. 인터넷은 이곳에 있다.
침실의 모습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침실인데, 역시나 사람이 별로 없다.. 사설 알베르게였던것이다.
일찍도착해서, 잠시 눈좀 붙이고 일어났더니,어제 저녁을 같이먹었었던, 독일 아가씨와 몇몇 아는 이들이 보인다.
대체 사설이랑 공식이랑 구분은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공식 알베르게는 municipal albergue라고한다..
그러나 사설알베르게도 좋은 점은 있다.. 공식보다 1~3유로 정도 비싸긴하지만, 일단 사람이 적기때문에 조용하게 쉴 수 있고
또 이곳처럼 시설이 나름 괜찮은 경우 편리함도 있으니....
알베르게를 안내하는 아가씨도 착하고 친절했다.. 수줍음이 많은 아가씨였는데,
저녁을 이곳에서 순례자용으로 먹을때 아가씨가 주문을 받는데, 왜 그런거 있잖은가 손님한테 정석대로 할려고
예의를 최대한 갖추려고 하는 그런 모습.. 근데 왜 그렇게 속으로 웃음이 나던지..
마침 80년대 팝음악이 흘러나오길래(pet shop boys 의 it's a sin), 이때 음악들이 좋다고 하니까..
아 자기도 좋아한다고, 몇몇 80년대 팝 가수들을 나열한다. 웹이니, 아하 등등.. 물론 나도 중고딩때 좋아했던 가수들이다..
어딜가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 음악 만한게 없는가 보다..
어제 만났던 독일인 친구들과, 오른쪽엔 조금늦게 도착한 자전거부대 아저씨들..
이아저씨들 뭐가 좋은지 오자마자 bar에서 맥주 몇병 드시고, 취기가 올라 콧노래를 부르며 이제서야 짐을 푼다...
세친구 모두 독일인이다. 우연하게도 참 자주 만났던 친구들인데..
가운데 아가씨(?)는 어제 필립이랑 같이 걷던 친구고, 양쪽의 두친구들 요하네스랑 이드 이 두 커플(처음엔 오누이사이인줄 알았었다는...)은
어제 저녁식사때 보고 두번째 만남이다.
요하네스는 작은 기타(기타랑 똑같은데 아주 작다...)를 갖고 다니면서 여자친구 이드(우측)랑 알베르게에서 노래연습을 하는데
노래 연습을 하는건지, 아니면 기타를 튜닝하는건지 둘이서 소곤소곤 부르면서 연습을 하는게 참~ 둘다 귀엽기도 하고...
진짜 수줍음 많은 친구들이다.. 요하네스는 24이고, 친구는 22 어린 친구들이라 그런지..
말하는것도 둘이 조곤조곤 조용히 얘기하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조용조용 왔다갔다하는데,
오죽하면 (내가 나중에 좀 가까워 진담에.. ) "너네들 독일인 맞어? 어디 아시아, 일본뭐 이런데 사람같어.."
라고 우스개소리로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가운데 아가씨(?)는 참 정이많은 아가씨다. 내가 벌레 물린듯한 자국을 보여주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던 연고를 꺼내
발라주었다.. 이 아가씨도 팔뚝부근에 나처럼 부은 흔적이 있었는데 연고를 발라서 지금은 아무는 중이라고 한다.
절대 긁지 말라고 하는 당부와 함께 연고를 발라주었다..
자기는 세개정도 있다고 하나 줄까하는데, 뭐 이정도면 금방 나을거같아 정중히 사양했다..
그냥 줄때 받았어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단순히 모기 정도에 물린것으로 생각했었기에.......